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톱스타 - [리뷰] 올라가면 내려올 날도 분명 있다는 걸 알지만...

효준선생 2013. 10. 17. 07:39

 

 

 

 

 

 

    한 줄 소감 : 배우 출신 감독이 가장 잘 아는 내용을 끄집어 냈다 

 

 

 

 

 

우 박중훈은 메가폰을 들자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더욱이 그의 입봉작은 그가 몸 담고 있는 연예계의 이야기니 만큼 그가 겪었던, 그가 들었던 다수의 ‘썰’ 들은 일반인들은 쉽게 알기 어려운 조건이란 점에서 마치 관음증을 만족시켜 주듯 다가왔다.

 

 

 


영화 톱스타는 두 남자의 이야기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거지만 보면 아주 다양한 인물군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으며 그들로는 부족한 연예인을 둘러싼 이해집단들은 연기력 좋은 조연들로 충당하고 있다. 이미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인기 절정의 배우와 그의 매니저가 있다. 형님이라고 부르며 따르지만 그 역시도 연기가 무척이나 하고 싶은 지망생이다. 하지만 어깨너머로 배운 연기력을 내보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때를 알 수 없지만 그저 톱스타의 시중을 들며 기다리는 중이다.

 

 

 


매니저가 어느덧 스타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개그맨 모씨도, 군대이야기를 다루는 시트콤에 나오는 모씨도 스타의 스탭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언급하는 걸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어쩌면 지우고 싶은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 붙여진 딱지를 떼내고 보면 그들 역시 그저 운이 좋아 그 자리에 있는 건 아니다. 그 바닥의 생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뿐이다.

 

 

 


누군들 톱스타의 가방만 들어주길 원하겠는가 맨날 보는 게 화려하게 치장된 연예계와 연예인들이며, 그 이면에서 돌아다니는, 외부인들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겪으며 그들은 스스로 분화한다. 누구는 결별로, 누구는 독립으로, 또 누군가는 그 바닥을 떠나기도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한 번 인기라는 놈을 ‘먹었던’ 그들로서는 한 없이 추락하는 자신을 혐오하고 우울증을 앞세워 극단적인 선택도 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연예인들처럼 성공이라는 화두에 목을 매는 곳이 또 있을까 성공아니면 실패라는 이분법에 갇혀 늘 경쟁해야 하고 달콤한 성공 과실을 따 먹으면 결코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며 단련된 몸이라고 해도 자신이 데리고 있던 매니저가 자신이 힘들게 지켜온 톱스타의 자리를 채간다는 걸 결코 편하게 바라만 보지는 못할 것이다.

 

 

 


영화 톱스타는 매니저 출신인 한 남자의 성공기를 담고 있다. 그 아수라장같은 곳에서 괴물 소리 들어가며 이겨내기 위해 그는 하지 말아야 할 독이 든 성배까지 마신다. 그렇게 얻어낸 자리는 결코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또 누군가는 자신이 그렇게 했듯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고 거품과 같은 인기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이 모든 게 두려움이고 공포다. 영화 후반부 언제나 독야청청할 것 같았던 톱스타가 술에 취해 미친 듯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환영을 보기도 하고 자신을 지속적으로 협박한 사람을 해코지하기도 한다. 무너지는 톱스타는 드러나지 않을 뿐 금방 유추할 수 있다.

 

 

 


늘 화려할 것만 같은 연예계의 일상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박중훈의 이번 작품은 크게 흠 잡을 만한 곳이 별로 없다. 연기에 지쳐 쉬는 차원에서 만든 캐주얼한 영화가 아니라 힘을 줄 곳을 적절하게 파악해 거기에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제대로 집어넣었다. 단순히 연예인으로서가 아닌 성공을 향한 보편적 인간의 본능을 폭주기차처럼 묘사했다.

 

 

 


엄태웅과 김민준을 비롯해 여러 조역과 박중훈의 인맥으로 끌어들였을 것 같은 카메오들의 활약이 유난히 돋보이는 기대작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톱스타 (2013)

Top Star 
7.4
감독
박중훈
출연
엄태웅, 김민준, 소이현
정보
드라마 | 한국 | 107 분 | 201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