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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레이스 - [리뷰] 만인의 그녀, 굴레를 벗어나

효준선생 2013. 10. 12. 07:07

 

 

 

 

 

 

 

    한 줄 소감 : 가십으로만 알려진 그녀의 이름 뒤에 숨은 치욕적 사실관계

 

 

 

 

 

 

국 아가씨 린다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1970년대를 살던 그녀에게 이성을 만나다는 건 보수적인 당시 부모의 반대를 무릅써야 하는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당시 미국을 휩싸고 돌던 히피문화와 反戰 분위기는 청년들에겐 일종의 도피처 역할을 했다. 린다와 척은 그런 와중에 사랑을 했고 좀 이른 나이의 린다 역시 그런게 인생의 통과의례려니 생각했다.

 

 

 


영화 러브레이스는 70년대 단 한편의 성애물로 온 미국인들의 동공을 확대 시켰던 에로배우 린다 러브레이스의 결혼 즈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가 어떻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영화인 짙은 성애물에 나올 수 있었으며 그녀가 그 영화로 인기를 끌면서 변하기 시작한 그녀의 인생에 대해 회고적 관점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성애물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야한 장면으로 도배한 핑크무비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 보다는 원치 않았던 영화 출연으로 한 여성으로 감내해야 했던 인격적 수모와 경제적 어려움, 거기에 족쇄나 다름없었던 결혼 생활을 드러냄으로서 인권에 대한 영화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의 일대기인지라 영화 촬영 장면이 주는 에로틱함과 그 이후 그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성적 학대에 가까운 이야기의 연속 앞에선 외려 주눅이 들게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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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야한 동영상을 보면서 탐닉하는 건 실제와는 다른 세상에 대한 말초자극적인 반응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영상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일종의 메이킹 필름에 대해서는 거의 알 수가 없다. 실제 성행위를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이 겪는 고충이라든지 후유증에 대해서는 아무도 감안하지 않는다. 중간만 뚝 잘라내 배설을 돕는 용도로만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실제 출연했던 영화 딥 스로우는 ‘목구멍 깊숙이’ 라는 뜻으로 구강 성교를 형용한다. 목구멍 안에 성감대가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설정과 그걸 만천하에 드러내는 영상 앞에서 그녀는 빚에 시달리는 남편을 위해서라는 명분때문에 참아내야 했지만 그녀를 힘들게 한 건 그뿐이 아니었다. 그녀의 이름을 연호하는 대중들 머리 속엔 스타가 아닌 포르노 스타 린다 러브레이스의 헐벗은 육체만이 둥둥 떠다녔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짙은 성애물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여배우들 대부분이 추후 연기 활동을 하면서도 에로 배우 출신이라는 딱지를 떼어내지 못한 채 사라져간 케이스들. 린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성이 아닌 여배우로서 참고 버텨야 했던 시간은 도로 이 모든 것들이 강압에 의해서였다는 발언을 끄집어내기까지 그녀는 다시금 진실 앞에서 시달려야 했고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기 위해 무척 힘들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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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많이 흘렀다. 요즘엔 어떤 마음으로 비슷한 유형의 영화에 출연하는지 알 수 없지만 빈티지가 잘 어울렸던 당시의 미쟝센들을 지켜보며 그들은 과연 보다 진화한 오늘날의 살 냄새 풍기는 영상물들을 상상이나 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배역 자체가 주는 다소간의 외설스러움 때문에 여배우들이 나서서 하기엔 쉽지 않았겠지만 그동안 청순한 역할로 눈길을 끌었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상반신 노출을 불사하며 실존 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뽑아내는데 애를 쓴 흔적이 엿보인다.  실제 인물인 린다는 그 후 척과 이혼한 뒤 재혼을 했다. 2002년 교통사고로 숨을 거두었고 척 역시 다른 여자와 재혼 후, 린다가 숨을 거둔 그 해 역시 세상을 떠났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