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가투의 연날리기 - [리뷰] 다른 세상을 엿보고 싶은 마음

효준선생 2013. 9. 24. 08:04

 

 

 

 

 

 

  한 줄 소감 : 연(鳶)의 목적은 다른 곳과의 소통이다. 가투의 마음처럼...

 

 

 

 

 

 

 

도 영화치고는 너무나도 짧은 77분 러닝타임의 영화 가투의 연날리기를 보면서 이 영화가 고작 초등학생들의 연날리기나 보여주기 위해 만들지는 않았을 거란 걸 알았다. 서민은커녕 인도의 하층민에 속하는 그들의 생활상을 여러군데에서 보여주며 그들에게 파란 하늘에 띄운 연은 지금과는 다른 삶을 꿈꾸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달라는 감독의 의중을 간파하게 된다.

 

 

 


가투의 이력을 보면 금새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정신이상으로 헐값에 팔려온 가투, 아이들을 돈으로 사고 파는 일이 아직도 존재하는 인도의 요즘, 가투를 사온 아저씨라고 돈 많은 부잣집 졸부도 아니다. 쓰레기 하치장 옆에서 재활용품 수거일을 하는 그에게 가투는 그저 의지하고 대화나 나눌 어린 친구일 뿐이다. 학교는 언감생심에 하루종일 쓰레기장을 맴돌거나 일거리라도 있으면 몇 푼 벌이라도 하는 게 전부다. 그런 가투에게 연날리기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사다리인 셈이다.

 

 

 


가투가 요즘 연날리기에 매진하는 이유는 동네에 칼리라고 불리는 막강한 연날리기 강적이 나타나 동네 아이들의 연줄을 죄다 끊어놓기 때문이다. 푼돈이 생기면 연을 만들어 파는 가게에 쪼르르 달려가 연을 사서 검은색 칼리 연을 이길 생각을 하지만 택도 없다. 그러니 점점 더 승부욕이 생기게 되고 보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승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는 뜻하지도 않게 학생이 되기로 맘을 먹는다.

 

 

 


가투가 가짜 학생이 되는 과정, 아이들과 어울리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그가 그토록 바라던 학교 옥상에 올라 칼리 연을 이길때까지의 과정이 무척이나 능청스럽게 펼쳐진다. 왠만하면 포기하고 그만두었을 상황에 닥쳤을 경우에도 그는 마치 능수능란한 협상가처럼 어른과 아이들을 구슬리거나 자기 편으로 만드는 소질을 보인다. 그것도 재주인 셈이다.

 

 

 


비록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가투는 생각외로 활기차 보였다. 아저씨의 돈을 슬쩍해서 연을 사기도 하고 아이들의 책을 갖다 버리기도 하는 말썽꾸러기 짓도 하지만 어디서 배웠는지 비닐 봉지로 애드벌룬을 만들어 띄우고, 연날리기에서 이기는 법도 강구하는 모습을 보면 천상 그 또래 아이들과는 좀 다른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가투가 돌아다니는 골목엔 스쳐지나듯 찍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다. 흙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무기력하게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심지어 노동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대비도 되지만 가투는 이 두 부류의 아이들을 링크하는 동시에 자신이 하고싶은 일에 대해서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의지도 강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잘못을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 영화를 해피하게 마무리 짓는다.

 

 

 


슬럼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일상을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엔 아직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거리에 내몰린 아이들의 일상도 있고, 가난을 극복하지 못한 채 빈민처럼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비춘다. 가투가 이들에게 연날리기라는 도구를 통해 작은 희망을 보여주듯 이들에게도 언젠가는 또 다른 세상과 만날 수 있으리란 바람이 사그러지지 않았으면 한다. 참, 무적의 연 칼리를 조종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그 또한 재미와 의미를 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가투의 연날리기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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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라잔 코사
출연
모드 사마드, 자얀타 다스, 하르시트, 모히트, 나레쉬 샤르마
정보
드라마 | 인도 | 90 분 | 201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