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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짓 - [리뷰] 우리 함께 사랑할 수는 없을까요?

효준선생 2013. 9. 22. 08:03

 

 

 

 

 

    한 줄 소감 : 가족을 갖고 싶었던 여자,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여자, 그리고 한 남자...

 

 

 

 

 

 

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많다. 그런데도 자꾸 같은 소재의 영화가 나오는 이유는 혼인이라는 인위적 법적 테두리 안에 묶여진 남녀가 또 다른 짝을 찾고 싶어하는 동물적 욕망이 궁금해져서다. 금슬이 좋다는 말은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숫컷과 암컷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말이다. 동물에게는 혼인이라는 법적 구속이 있을 리 없으니 오로지 인간이 혼인이라는 제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사랑과 제약을 행위하는 걸 “사랑의 짓”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영화 짓은 불륜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여타 영화와 좀 다른 분위기를 내포한다. 행위자들의 행동에 의심을 품을 여지가 전혀 없음에도 치정 서스펜스 멜로의 모양을 하고 있다. 한 젊은 여자의 등장이 부부에게 끼친 영향, 불륜에서 시작해 파국에 이르는 과정이 녹록치가 않다. 그 이유는 그 젊은 여자의 처지가 소위 88만원 세대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대학생이면서 밤엔 술집 아르바이트를 뛰는 연미, 오빠라는 사람은 그녀를 찾아와 돈을 갈취하기를 반복하고 술집에서 취객들을 상대로 접대를 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한 남자와의 2차 접대 후, 그녀는 남자의 여유로운 삶에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이 영화는 연미라는 캐릭터의 사회성을 좀 더 부각시켰어도 좋았을 것 같다. 왈패같은 오빠가 등장하며 분위기를 서늘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연미가 점점 부부의 삶에 끼어들며 훼방을 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좀더 강렬했으면 했다. 그녀가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공부를 할 수 없다는 현재의 불우한 처지와 한 남자에게 끌려 마치 욕망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 사이에 자기도 살아야 겠다는, 독하지만 나름 현명한 이해타산이 곁들여졌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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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학교수에 번듯한 집, 그리고 허우대 멀쩡한 남편과 살고 있는 주희, 아이가 안 생긴다는 게 스트레스지만 그렇다고 남편과의 불화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자의 육감은 천부적이라고 하나 스쳐지나가는 여자에게서 자기 남자의 체취가 느껴진다고 할 정도니 그녀에겐 또 하나의 시름이 생긴 셈이다.

 

 

 


그런 그녀가 연미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 이유는 불륜의 장면을 녹취하려는 것과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여자의 욕망이 겹친 것이라고 본다. 한 집에서 두 여자와의 기묘한 동거는 불을 보듯 뻔 한 결과를 가져올 테지만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이 세 사람의 광란같은 질주는 오로지 직진뿐이었다.

 

 

 


영화의 터닝 포인트는 세 사람이 모두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다. 이때부터는 마치 공포 영화의 소프트 기분마저 느끼게 되는데 더 이상 동거의 의미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한 공간에 머무른다는 건 상당히 위험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남자를 채가는 나쁜 *과 결혼이라는 틀을 여지없이 깨버린 자신의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은 자기 이뤄놓은 사회적 자산들과 맞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해 보이지만 그녀에겐 도움을 받을 내 편이 없었던 게 가장 큰 실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목으로 쓰인 짓은 행동, 행위의 낮춰 부르는 단어다. 이들이 하는 짓을 보니 악연의 만남인지, 아니면 인간의 본성이 가져온 파멸의 결론인지 잘 모르겠다. 다들 그런 것도 사랑이라고 우겨대니 말이다.  세 차례 보이는 신인배우 서은아의 대담한 노출씬과 불륜 영화는 어쩐지 싸 보여 라는 편견을 불식시킨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2013)

9.4
감독
한종훈
출연
서태화, 김희정, 서은아, 곽민호, 오성태
정보
스릴러, 로맨스/멜로 | 한국 | 108 분 | 201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