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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잔다라 더 비기닝 - [리뷰] 영욕에 갇힌 에로티시즘의 시작점

효준선생 2013. 9. 15. 08:03

 

 

 

 

 

 

    한 줄 소감 : 대저택안에서 벌어지는 群像들의 욕정과 신세한탄의 초절정을 느끼다

 

 

 

 

 

느 특정 국가가 주는 이미지라는게 좀 오묘하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태국의 그것은 어딘지 모르게 다소 다크한 에로티시즘의 축소판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 든다. 영화 잔다라 더 비기닝은 워낙 유명한 원작 소설에 10여 년 전 만들어진 영화가 당시에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바 있어 그 당시의 잔상이 여전했다. 그런데 이번 리메이크 영화는 배우부터 화면때깔까지 예전 버전과는 궤를 달리했다. 일단 돈을 많이 투입한 모양새다.

 

 

 


이 영화의 거의 대부분의 배경은 태국의 어느 부유층의 대저택이다. 그곳은 가부장적 인식으로 가득한 한 남자의 왕국이자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입력된 아랫것들이 기거하는 또 하나의 세계였다. 이 집엔 특히나 객식구들이 다수 기거하는데 그들은 이 거대한 집을 유지하는데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 말고 주인장의 색욕을 풀어 주는데 유용되고 있다. 얼토당토 않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 영화의 오리지널 소설이 지금부터 30년도 더 된데다 배경 자체가 마치 왕이 지배했던 시절처럼 보이므로 그럴 만도 하다 싶었다. 다시 말해 이 영화의 배경을 전제 군주가 다스리던 왕국이라고 본 다면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영화는 큰 비가 내리던 날 난산끝에 태어난 한 사내아이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아들을 낳았지만 산모가 죽자 아이의 아버지이자 산모의 남편인 이 집 주인은 대노를 하며 갓 태어난 아이를 향해 저주를 퍼붓는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자라지만 결코 아버지의 정은 없다. 마주쳐 봐야 기다리는 것은 폭행뿐이었다. 아내가 죽자 남자는 다시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허언이었다. 아이를 돌보겠다고 찾아온 처제를 겁탈하지만 유모 이상으로는 대접하지 않는 남자, 나중엔 밖에서 애첩이라고 데려온 여자로 인해 집안은 서서히 묘한 분위기로 흐른다. 게다가 이 집의 남정네들은 발정 난 숫컷들처럼 음욕을 발산하기에 이른다.

 

 

 


등장인물들이 워낙 많다보니 서로간의 관계가 헷갈리고 태국 배우들에 대한 인지가 없어서 주인공을 중심으로 누군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주요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대사 한 마디 없는 객식구 마저도 전부 훈남과 미녀들이다. 그들은 분위기가 다운 될만하면 짝짓기를 시도하며 후끈 달궈놓는다.

 

 

 


이 영화를 윤리적 잣대로만 놓고 보면 민망하기 짝이 없지만 의도자체가 고립된 공간 안에서 욕정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어느 대가족 중심의 체제에서 권위주의와 도덕심에 대항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이 영화 전반을 흐르는 에로티시즘의 분위기가 결코 저렴해 보이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신경써서 찍어낸 카메라 웍과 미술상을 안겨주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움 화려한 색채감각, 부잣집이라는 설정아래 꾸며놓은 고급스러운 소품과 앤틱한 설치물들이 돋보인다. 영화 후반부에 이 집으로 들어온 분렁부인이 잘 꾸며진 정원에서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이런 측면에서 압권이다.

 

 

 


아버지로부터 인간쓰레기라는 소리를 듣고 자라며 엄마의 정을 느껴보지 못한 잔이 주변의 엄마뻘 되는 여성을 통해 천천히 남성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며, 제대로 된 첫 번째 사랑과의 아쉬운 이별장면들도 모두 이 영화의 속편을 위해 남겨놓은 혜안으로 보인다. 살인사건과 맞물려 일단 살길을 모색하며 그곳을 떠나는 잔과 그의 절친 켄의 웃는 모습 뒤로 속편이 기대되는 이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잔다라 더 비기닝 (2013)

Jan Dara: The Beginning 
8.3
감독
M.L. 뿐드헤바놉 데와쿤
출연
마리오 마우러, 야야잉 라타 폰감, 봉코이 콩말라이, 니시노 쇼, 챠이야폴 줄리언 포우파르트
정보
성인, 드라마 | 태국 | 109 분 |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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