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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저링 - [리뷰] 보이지 않는 두려움, 모골이 송연해지다

효준선생 2013. 9. 16. 08:05

 

 

 

 

 

 

   한 줄 소감 : 귀신이 씐 집에서 살아보기,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

 

 

 

 

 

은 안온함을 주는 어쩌면 개인에겐 최후의 보루일텐데 이 공간이 공포의 주체가 된다면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될 지도 모른다. 어렵사리 돈을 모아 싼 값에 집을 하나 구한 캐롤린과 로저 부부, 그들에겐 다섯 명의 딸이 있다. 대가족인지라 방이 많아 좋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엔 숨겨진 공간들이 더 있고 그 공간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호주에서 영화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말레이지아 화교 출신의 제임스 완(중국명 溫子仁)은 이미 쏘우 시리즈를 통해 해외 공포 영화 마니아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는 특히 기존의 공포영화와는 달리 노골적인 살인마의 등장을 지양하고 동양적 무서움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선악에 대한 처결이 아니라 누구라도 귀신이 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전제하에 공포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공포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무자비하게 당함’을 예측할 수 없게 한다.

 

 

 


영화 컨저링은 혼령을 부른다는 뜻으로 로저 부부와 여자 아이들, 그리고 퇴마사로 강의도 하고 있는 한 부부를 등장시켜 집에 들러붙어 기생하는 귀신과 혼령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모두에서 언급한 바처럼 이 영화는 외딴 곳에 덩그러니 서있는 이층집이 바로 공포의 공간이다. 그 곳에서 나와 버리면 그만일텐데도 그 가족의 경제적 여건과 이미 혼령이 가족 누군가에게 들러붙어서 다른 곳으로 가도 소용없다는 말은 한층 더 심각하게 만든다.

 

 

 


새 집에 이사를 오자 수상한 일들이 하나 둘씩 연이어 벌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다섯 여자아이들의 반응이다. 각각 이상한 냄새를 맡거나 몽유병을 앓거나 자꾸 누군가가 자신의 발을 끌어당긴다고 하거나 장난감 오르골을 통해 귀신을 보았다고 한다. 거기다 엄마에겐 온 몸에 멍이 생긴다.

 

 

 


가족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반응에 대해 이들이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이고 결국 퇴마사 부부에게 도움을 청한다. 공포영화에서 당하는 일반인이 아니라 퇴마사가 등장하면 한 숨을 돌리게 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쉽게 안도하게 하지 않는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들이 모두를 괴롭히고 점차 이 집과 관련된 과거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마지막 아수라장을 남겨놓는다.

 

 

 


이 영화에는 무서운 장면이 안나오는 무서운 영화라는 선전문구가 달려있지만 무서운 장면이 꽤나 여럿 등장한다. 노골적인 귀신의 등장도 주변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서늘함도 발견할 수 있다. 대신 마지막 퇴마장면이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 아쉬움도 있지만 공포영화에서 보이는 숱한 장치와 설정들은 거의 다 등장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여름도 다 간 마당에 무슨 공포영화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리 심신을 허약하게 만드는 작금의 현실이 이 영화에서 드러나는 공포 이상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두 시간만 꾹 참으면 된다. 어찌되었든 이 영화 무섭긴 하다. 쫄깃한 무서움이라면 딱 맞는 말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컨저링 (2013)

The Conjuring 
7.8
감독
제임스 완
출연
베라 파미가, 패트릭 윌슨, 릴리 테일러, 론 리빙스턴, 조이 킹
정보
공포 | 미국 | 112 분 | 201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