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블링 링 - [리뷰] 우리도 그들처럼 폼나게

효준선생 2013. 9. 9. 08:03

 

 

 

 

 

   한 줄 소감 :  헐리웃 스타를 대상으로 한 실제 범죄사건을 헐리웃 배우들이 연기한다. 놀랍다 

 

 

 

 

 

많은 패션지와 연예가십을 다루는 잡지에서 나름대로의 옷매무새를 자랑하는 그들을 언제부터인지 셀렙이라고 부른다. 영어 셀레브러티(celebrity)를 줄인 말로 주로 연예인들을 일컫는다. 요즘엔 화제인물과 연예인의 구별이 어려워지기도 하지만 아무튼 얼굴이 알려진 이들에게 패션이란 또 하나의 정체성이니 만큼 이들이 걸치고 나오는 옷과 악세사리는 뉴스라는 이름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공항패션이니 시사회 패션이니 해서 틈새시장을 찾은 듯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카메라를 들이미는 정도니 후줄근한 티셔츠를 입고 집 근처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이 찍히기라도 하는 경우엔 체면이 말이 아닌 셈이다. 그런데 그들은 집에서 도대체 무엇을 입고 있을까? 드레스 코드로 우아하게 와인 잔 들고 풋워크를 하지는 않을 텐데 대중 앞에 보이는 인생이 결코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영화 블링 링은 바로 이런 유명인 들의 속사정, 특히 그들의 옷장에 카메라를 들이밀고 있다. 만약 그들의 옷장만 보여준다면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되겠지만 기가 막힌 상황을 집어넣어 그들의 눈으로 대신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실제 발생했던 범죄와 끈이 닿아 있다는 이야기에 놀랄 수 밖에 없다.

 

 

 


L.A의 한 고등학교에 남학생이 전학을 왔고 그곳에서 만난 여자친구와 불현듯 유명연예인의 집에 가보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 그 연예인이 외부 행사참석으로 집을 비운다는 사실을 SNS를 알게 되고 그렇게 시작한 밤손님 재미는 점점 과감해지기 시작한다. 친구들까지 끌어들이게 되며 규모는 커지고 심지어는 한 번 갔던 집까지 재 방문을 하기에 이른다.

 

 

 


재미있는 건, 이들 유명인들이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사람들이며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하기에 바쁘다는 점이다. 물론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한 탓에 이들의 범죄행각이 멈추게 되긴 하지만 그 동안 이들의 눈으로 보여준 화려하기 짝이 없는 명품의 나열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넓은 부지와 혼자 산다고는 믿을 수 없는 넓은 공간, 그 빈 곳을 채우는 건 대개가 명품들과 보석류들이었다. 아이들은 마치 쇼핑을 하듯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것들을 챙겨 나왔고, 심지어는 장물임에도 팔기까지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자신들의 戰果를 마치 유명인들이 그러하듯 SNS에 공개를 했고, 어쩌면 영원히 잡히지 않을 거라고 믿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지만 이미 다 커버린, 반쪽 어른들의 비뚤어진 영웅심리를 그리고 있다. 더불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감추고 살았던 유명 연예인들의 숨겨진 공간을 비춤으로써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는 요즘을 말하는 듯 싶었다. 아이들의 일탈 행동은 도를 벗어난 수준이며 그들을 제어할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放棄에 가까운 부모들의 역할과 학교 역시 그들에겐 아무런 도덕 윤리적 가치관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공권력에 의해서 비로소 그들의 행각은 마무리되지만 그들이 세상에 말하고 싶은 것들은 끝나지 않아 보였다. 그들은 유명인들의 물건을 취함으로써 스스로를 유명인과 동일시하게 생각하게 했고 법은 그들에게 1년에서 4년 정도의 구금을 통해 그들을 처벌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한국 돈으로 수 백억에 이르는 물품들이 사라졌음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그들에게 블링 링의 존재는 악어와 악어새 정도의 공생으로 치부하는 모양이었다.

 

 

 

 

엠마 왓슨이 주인공으로 소개되지만 이 영화의 話者는 최초의 범행 제안을 한 레베카였다. 그녀는 한국계로 케이티 장이라고 하며 그녀의 엄마 역할로 나온 배우 덕분에 한국어 대사가 두 어 줄 등장했다. 또 실제 피해자이자 연예인이라기 보다 가십걸로 유명한 패리스 힐튼이 카메오 출연은 물론이고 그녀의 집까지 공개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엔딩 타이틀에 이름까지 집어 넣었다. 역시 그녀답다는 생각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블링 링 (2013)

The Bling Ring 
6.2
감독
소피아 코폴라
출연
엠마 왓슨, 케이티 장, 이스라엘 브루사드, 테이사 파미가, 클레어 줄리엔
정보
범죄 |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 90 분 | 201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