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감 : 영화 보는 도중에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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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보자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 철도 들고, 빠른 아이들은 벌써 2차 성징이 나타날 때 사춘기에 든 아이들은 툭하면 신경질도 부리고, 하지만 아직 엄마 품을 더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그런 아이들 스물여섯 명은 신학기가 되어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 눈앞에 등장한 그 분은 일단 비주얼부터 남다르다. 게다가 혼자가 아니었다.
영화 괜찮아 3반은 자신과 다른 모습의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더불어 사는 방법을 일깨워 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5학년 3반 담임으로 온 아카오 선생님은 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장애인이다. 특수 휠체어에 의지해 이동을 하고 그의 곁에는 그를 도와 판서를 하는 보조교사가 있다.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아이들은 생경함에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그 나이 또래 아이들처럼 친화력은 마치 스폰지 같아서 담임선생님과 아이들의 사이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이 영화는 오체불만족의 저자로 유명한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집필한 각본에 따라 아이들을 따로 캐스팅해서 가공의 한 반을 만들고, 마치 다큐 반 드라마 반의 형식으로 만들었다. 보고 있으면서도 워낙 주인공의 인상이 강한지라 진짜로 교직에 섰나 싶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했다. (실제 그는 교단에 선 경험으로 이 이야기를 집필할 수 있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갈등 요소도 두세 개 집어넣었다. 달리기를 잘하지만 일등 자리를 빼앗기고 의기소침해 하는 남학생과 장애를 가진 언니 때문에 등교를 거부한 채 아이들의 물건을 훔치는 여학생의 에피소드를 넣어 극적 긴장감과 해결방식을 제시했다. 거기에 신체적 문제 때문에 산으로 소풍을 갈 수 없는 선생님을 위해 아이들이 보여준 “강력한 힘”도 그 중의 하나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악역은 등장할 수 없고, 간간히 분위기를 애매하게 만드는 여선생이 나오지만 역할은 미미하다. 그조차도 학생에게 어떤 피해가 될지 모르는 교사로서의 노파심이라고 본다면 이 영화는 전적으로 자신과 다른 모습을 가진 선생님에게서, 세상엔 장애라는 것이 더럽거나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힘껏 도와주고, 격려해주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또 다른 모습의 하나라는 걸 배우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아무래도 실제 장애를 가진, 그것도 이미 유명세를 탄 주인공이 등장하는 바람에 그의 현실에서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예를 들어 아이들과 축구를 한다거나,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 그리고 정성껏 편지를 써내려가는 장면들은 상당히 감정을 자극한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배웠던, 혹은 알고 있던 가치관에 비춰 판단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장애에 대해, 열세적인 것뿐이라고 언급한다. 이 정도만 해도 아이들은 처음보다 훨씬 성숙해진 셈이다. 5학년 3반 아이들에게 1년이라는 세월은 어쩌면 2, 3년의 배움을 대신하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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