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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짚의 방패 - [리뷰] 잘못된 정의를 지키려는 건 아닌가

효준선생 2013. 8. 30. 21:00

 

 

 

 

 

   한 줄 소감 : 핵심은 그냥 놔두고 변죽만 올리는 걸 알면서도 어쩌질 못하는 매력 

 

 

 

 

 

 

100억이면 엄청난 액수다. 설사 자신의 목숨을 건다고 해도 남겨진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면 칼이라도 들겠다는 사람, 적지 않을 것이다. 잔인하다고? 사는 게 더 잔인한 세상을 살고 있다.

 

 

 


영화 짚의 방패는 독특한 상황을 던져 놓는 일본의 스릴러 물이다. 아동만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 패스. 그를 잡고 법 집행을 하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그 보다 더 안좋은 상황이 생겨버렸다. 그에 의해 손녀를 잃은 어느 노인이 바로 돈 100억의 현상금을 걸고 그를 죽여달라는 광고를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내버린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죽인다는 건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이며, 아직도 인간세상이 돈만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게 말처럼 간단하지는 않지 않은가 하지만 미수에 그친다고 해도 죽일 시도만 해도 10억을 주겠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영화는 용의자를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이송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인간 본성을 담고 있다.

 

 

 


용의자 이송과정에 참여한 형사들은 모두 5명, 항공은 불가하다하여 호송차량으로 시작해서, 이어 신칸센, 개인차량, 도보, 그리고 택시까지 여러 가지 탈 것으로 이송과정에 올랐지만 돈독이 오른 사람들, 그리고 이 남자에 의해 아이를 잃은 유가족들은 호시탐탐 덤벼든다. 물론 이송책임을 진 경찰들도 하나 둘씩 죽거나 체포되는 신세가 된다.

 

 

 


이 영화는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어느 미래학자가 강당에서 한참 떠들었다 해서 화제가 된 동명의 서적을 연상하듯, 마구잡이 살인을 한 용의자는 과연 목숨 걸고 지킬 필요가 있을까? 사법적 판결을 마다하고 현상금을 노린 채 마치 좀비처럼 들러붙어 살인을 저지르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과연 정의로운가? 같은 편임에도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고 배타적으로 구는 경찰들에게도 정의란 같은 이름인가?

 

 

 


법정에 세워진 용의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한 마디는 사람들에게 허무함을 남긴다. “후회된다. 사형될 줄 알았다면 더 많이 죽일 걸...”  우리는 자주 착각을 하면서 산다. 기회를 준다면 개과천선하지 않을까? 혹은 “사람이 사람에게 죽으라”고 형벌을 내릴 수 있을까? 끊임없이 갈등할 것이고 아량과 정의에 대해 갑론을박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 않는가. 그런 이유로 이 영화가 인간본성을 자극한다고 말한 것이다.

 

 

 


시골길에서, 기차역 플랫폼에서 흉기를 들고 용의자를 향해 달려들던 그들의 무자비하고 무기력함은 결코 정의가 아니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겠는가.


西 일본을 관통하듯 로케이션해낸 이 영화는 세트를 거부하고 실제 장소에서 어렵사리 찍었다고 한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매니아 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짚의 방패 (2013)

Shield of Straw 
9
감독
미이케 다카시
출연
후지와라 타츠야, 오사와 타카오, 마츠시마 나나코, 혼다 히로타로, 키시타니 고로
정보
액션, 스릴러 | 일본 | 117 분 | 201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