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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 - [리뷰] 나랏일하랴, 와이프 챙기랴 바쁘다 바뻐

효준선생 2013. 8. 29. 08:05

 

 

 

 

 

   한 줄 소감 : 코미디도 흥행가도에 들어설 채비를 한다. 벌써 추석이라니...

 

 

 

 

 

 

상에 참으로 많은 직업이 있지만 정보기관처럼 직과 업을 세상에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도 없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정말 가족에게도 비밀로 할까 싶다. 무슨 일(業)인지는 감추더라고 최소한 어느 곳(職)인지는 알리지 않을까 했건만 자기 남편이 정보기관의 기관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해프닝에서 영화 스파이는 시작한다.

 

 

 


딱히 꼬집어서 어디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공작들은 이런 저런 루트를 통해 세상에 많이 알려져 있다. 오피스텔 하나 얻어놓고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특정세력을 위한 댓글놀이에 집중하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총알이 날아드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나랏일과 마누라를 동시에 커버해야 하는 김철수의 업은 천양지차인 셈이다.

 

 

 


하기사 무슨 일을 하든 모두가 국가대사(國家大事)라는 신념에 가득 차 있지 않고서는 그런 일을 하기 만만치 않겠지만 이 영화, 국내외 상황과 동떨어진 것 같지도 않고, 스파이가 암약하는 세상에서 사회정의와 질서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김철수의 경우엔 연봉 6천 정도는 받아도 될 것 같아 보인다.

 

 

 


추석엔 머리 싸매고 이성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영화는 환영받지 못한다. 차례 음식으로 그득한 뱃속과 오랜만에 시골에서 상경한 처갓집, 외갓집 식구들과 단체 관람하기엔 영화 스파이처럼 알아서 동선이동하며 지루함을 없애고, 권선징악이라는 결말에 화려한 액션, 빵빵 터지는 웃음보따리 정도 투척해준다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첩보액션 코미디 오락영화로 이것보다 더 잘 뽑아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별로 안 웃길 것 같은 주인공들이 입과 몸으로 웃겨주고 기상천외한 첩보용 신무기들의 등장은 마치 미션 임파서블이나 007에서나 볼 법한 그런 것들이었다. 물론 오래전에 개봉했던 특정 영화의 플롯을 많이 닮긴 했지만 한국인의 정서에 비춰 부부의 정이라는 게 유난히 많이 등장했다는 점에선 신선하다.

 

 

 


남한과 북한 모두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경계인 출신의 라이언의 고립무원 상황도 작금의 현실에 비춰 전혀 낯설거나 작위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가 미사일의 방향을 각국의 수뇌부가 착석한 장소가 아닌 예상 밖의 그곳으로 날려버리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돈이라는 현실에 굴복한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이렇게 정치적인, 혹은 경제적인 복선도 깔려 있지만 이 영화는 휘발성이 무척 강한 오락영화다. 보고 나면 산발적으로 튀어나왔던 코미디와 애드립에 가까운 대사, 그리고 갖가지 신무기와 마지막 헬기에서의 액션 장면들이 기억에 남을 테지만 그런 재미로 이번 추석을 가족과 함께 두 시간 보낼 수 있다면 이 영화, 소기의 흥행을 예상해볼 수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생각지도 못한 장면들에서 웃음을 준 그녀, 라미란^^

 

 

 

 


스파이 (2013)

7.2
감독
이승준
출연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고창석, 한예리
정보
코미디, 액션 | 한국 | 121 분 | 201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