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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킬링시즌 - [리뷰] 두 상남자의 추격전, 아우라를 만끽하다

효준선생 2013. 8. 27. 00:30

 

 

 

 

 

   한 줄 소감 : 국가의 전쟁이 개인에게 남긴 상처를 극복하는 법

 

 

 

 

 

 

쟁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한 남자가 숲 속에서 혼자 살고 있다. 다리엔 그 오래전 총상의 후유증으로 진통제가 없이는 견딜 수 없는 통증을 달고 살고 아들 내외와도 왕래가 없다. 영화 킬링 타임의 주인공 벤자민 포드의 일상이다.

 

 

 


이 영화는 살벌한 제목과는 좀 다르게 반전(反戰)영화라 할 수 있다. 상이용사인 그가 우연히 만난 한 건장한 남자에게 일격을 당하며 두 사람간의 육박전을 통해 과거에 있었던 상흔들을 되새겨보는 구조의 이 영화는 전쟁이 개인에게 남겨준 상처들이 비단 피해자 말고도 전쟁에서 이긴 병사에게도 어떻게 지속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비록 이기는 편에 서있었지만 사람이 산 사람에게 총질을 해서 목숨을 앗아간다는 사실은 참혹한 일이다. 영화 앞 부분에서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의 내전에 참전했던 미국 병사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포로임에도 후환을 제거하기 위해 총살을 시키는 과정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한 남자, 겨우 목숨만 건졌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의 뒷통수에 총을 쏜 바로, 벤자민 포드를 만나러 온 길이다.

 

 

 


이 영화를 단순히 복수를 담은 영화라 할 수 없는 건 이제는 다 늙어 기력조차 없어 보이는 한 퇴역 군인의 입을 통해 전쟁이라는 게 자신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 그 후유증으로 사람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며 한 숨을 쉬는 장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종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인 셈이다. 그 때문에 그는 아들과 만나는 것도,  손자의 세례에 참석하는 것도 꺼려하며 은둔 생활을 하던 참이니, 외부에서 불쑥 찾아온 낯선 세르비아 억양의 사나이에게서 묘한 감정을 느낄만도 했을 것이다.

 

 

 


이 영화의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의 본색을 드러낸 뒤 서로가 서로를 죽이기 위해 달리고 쫒고 구르는 장면에 할애된다. 그런데 비록 나이 든 퇴역군인임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손 재주를 보여준다. 특히 피아노 줄을 이용해 트랩을 만들거나 육박전을 하면서도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건 역시 군인 출신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로버트 드니로와 존 트라볼타라는 걸출한 두 배우만으로도 스크린이 꽉차 보이며 특히나 이번 역할을 위해 덥수룩하니 수염을 기르고 일부러 동구권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는 존 트라볼타의 열연이 돋보인다.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기에, 비록 국가의 명으로 내몰린 전장에서의 과거였지만 두 남자에게 앙금처럼 남은 것은 이제 무엇일까? 전쟁의 뒷 끝엔 살벌한 복수만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용서와 화해라는 화두를 내세움으로써 이 영화는 그래서 더욱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임을 재차 확인시켜주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킬링시즌 (2013)

Killing Season 
9
감독
마크 스티븐 존슨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존 트라볼타, 마일로 벤티미글리아, 엘리자베스 올린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90 분 | 201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