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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 데이즈 인 뉴욕 - [리뷰] 누가 우리 친정식구들 좀 말려줘요

효준선생 2013. 8. 26. 08:30

 

 

 

 

 

   한 줄 소감 : 일상 생활을 그린 시트콤. 코믹과 드라마적 요소로 똘똘 뭉친 재미가 있다 

 

 

 

 

 

 

포 미드나잇의 배우 줄리 델피가 돌아왔다. 이번엔 뉴욕이다. 그리고 그녀 곁에 더 이상 에단 호크는 없다. 대신 흑인 남자친구가 있을 뿐이다. 영화 2 데이즈 인 뉴욕은 매사가 사건 사고인 사고뭉치 가족들로 인해 점차 피골이 상접해져가는 프랑스 출신 여성 마리옹의 뉴욕 생존기다.

 

 

 


그녀는 미국으로 와서 라디오 디제이인 남자 친구와 동거 중이고, 각자의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여자의 가족들이 프랑스에서 미국 자신의 집으로 온다고 하고 이 모든 사건은 이때부터 터지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극장용이지만 마치 시트콤을 보는 것 같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계속되는 이런 저런 해프닝에 자신의 일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은 불안감이 그녀를 옥죄고 그런 그녀의 마음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문제만 일으키는 가족을 보고 있노라니, 꽤나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주연배우이자 감독인 줄리 델피는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특히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일단 국적은 물론이고 인종, 민족이 다양하다. 흑인, 백인, 유대인까지 물론 혼혈도 있다. 그렇게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한 집안에서 복닥거리고 살 수 있는 건지 실험을 하고 있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었다. 누군가는 거리낌없이 노출을 하고 다니고, 또 누군가는 금지하고 있는 약물을 흡입하고도 있었다. 아버지 역시 다소 푼수 끼가 있었다. 그런데도 이 가족들을 미워할 수 없는 건 마리옹 역시 외국에서 온 이방인이었을 뿐더러 지금이 아니면 언제 만날지 모르는 게 아닌가.

 

 

 


이산가족 상봉기 같아 졌지만 이들이 가족애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를 겪고 나서야 잠잠해질 수 있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엄청난 디렉션이 오고 갔을 것 같은 연출과 마치 한국의 홍상수 감독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다양하고 시니컬한 대사들, 많지 않은 로케이션 속에서 그들은 가족은 자신을 괴롭힐 수도 있어도 내칠 수 없는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

 

 

 


그 짧은 시간에 본의 아니게 시달려야 했던 말썽들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느새 추억이 되고 말았다. 처가댁 식구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남편에게도 남의 나라에서 말도 안 통하는 데도 기꺼이 놀러와 준 그들에게 고마워하지는 않을까 나중에 프랑스에 놀러가면 그때도 지금처럼 화끈하게 맞아 줄 테니 말이다. 가는 정이 고와야 오는 정도 고운 법인데.

 

 

 


이 영화는 프랑스 배우들의 미국 점령기만큼이나 의미가 있다. 프랑스어가 미국의 누군가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로인해 더욱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한국 관객에겐 의외의 코미디인 셈이다. 비(非)동양인이 하는 말은 서로 간에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때문이었다.

 

 

 


마리옹의 곤고(困苦)한 삶은 가족들이 돌아간 뒤에도 한 동안 계속될 것 같다. 그래도 남의 나라에서 자신을 예뻐해주고 믿을 수 있는 남자와 함께라면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둘 사이의 새로운 탄생은 화룡점정인 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2 데이즈 인 뉴욕 (2013)

2 Days in New York 
8.3
감독
줄리 델피
출연
줄리 델피, 크리스 락, 알베르 델피, 알렉시아 랜도, 알렉산드르 나혼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프랑스 | 95 분 | 201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