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라 당스 - [리뷰] 몸이 기억할때까지 매진하라

효준선생 2013. 8. 22. 00:01

 

 

 

 

 

   한 줄 소감 : 匠人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들을 보고 왔다

 

 

 

 

 

 

랑스의 발레 영화 라 당스의 “춤꾼”들을 보니 그들의 몸은 마치 오랫동안 단련되어 결코 한낱 비바람엔 스러지지 않을 건축물 같다는 느낌이다. 마치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처럼.


이 영화는 무려 159분 짜리 다큐멘터리다. 콘티도 정해놓은 대사도 없다. 피사체로 등장하는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 관계자들의 이모저모와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면면이 두루 보일 뿐이다. 그들은 그 공간에서 정해놓은 연습을 하고 셋팅을 하고 공연을 한다. 모든 러닝타임은 이 과정에서 벗어나 외도를 하지 않는다. 개별 인터뷰도 없다. 연출을 맡은 프레드릭 와이즈먼이 의도적인 질문이나 간섭을 하지도 않고, 카메라 앵글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 그렇게 9개월의 과정이 담겨있다.

 

 

 


발레 무용수의 몸을 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발레라는 단 하나의 활동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지방은 쏙 빼고 근력만 요구하는 그들의 몸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은 몸이 아닌 몸이 움직이는 실루엣과 동선이다.

 

 

 


그들의 손끝과 발끝이 움직이는 선을 모두 이어보면 그게 바로 발레의 예술이며, 그게 영화의 스토리텔링처럼 표현된다. 연습조차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1인무, 2인무, 3인무 그리고 다인무들이 선을 보이는데 이들을 지도하는 사부들의 열의와 배우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의 형형한 눈빛은 그들의 몸짓을 지배한다.

 

 

 


사실 무대위에서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피나는 연습의 일각일뿐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하나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기 위해서 들이는 수많은 스탭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발레리나들의 아름다움은 반도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옷을 깁고, 더러워진 슈즈를 세척하고, 식당과 심지어 지하의 보일러실과 하수도까지, 무대는 하나의 성채고 그들은 호스트였다. 이 영화는 이렇게 발레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애를 쓴 흔적들이 다분하다. 게다가 의미심장한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체력과 신체구조의 변화로 나이 마흔이 되면 이들 대부분은 은퇴를 한다. 하지만 거의 평생을 토슈즈만을 신고 살았던 그들에게 적당한 노후대책은 있을 리 없다. 초특급 대우를 받는 스타 발레리나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그들을 위한 연금제도를 설명할 때는 많이 부러웠다.

 

 

 


이 영화는 프랑스의 최고 발레단을 비추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프랑스 국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발레를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예술장르로 인식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우리는 우리 고유의 문화에 대해 얼마만큼의 자긍심을 갖고 있는지,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은 무엇인지조차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먹고 사는 일에만 신경을 쓰며 살았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일종의 스트레스 인 셈이다. 화려하다 못해 웅장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들여다보며 프랑스가 진정한 문화강국이란 말이 허투루 나온 말은 아니구나 싶었다.

 

 

 


연습과정도, 무대 이면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공연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잘 알려진 레파토리들인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등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누스, 메데이아의 꿈, 파키타등 인상적인 발레 공연 장면을 볼 수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라 당스 (2013)

La Danse: The Paris Opera Ballet 
8
감독
프레데릭 와이즈만
출연
에밀리 코제트, 오렐리 뒤퐁, 마리-아네스 지요, 웨인 맥그리거, 앙줄랭 프렐조카주
정보
다큐멘터리 | 프랑스, 미국 | 159 분 | 201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