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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체인지 - [리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몫을 살다

효준선생 2013. 8. 20. 10:40

 

 

 

 

 

   한 줄 소감 : 보이는 몸이 아닌 쏟아내는 말에 집중해야 한다.

 

 

 

 

 

 

혹 타인의 마음을 알고 싶어 궁금할때가 있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한데 만약 그 사람과 내가 몸이 뒤바뀐다면 가능할 것 같지만 내 몸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몸이라니, 그것도 이성의 몸으로. 하지만 몸이 바뀐다고 그 사람의 마음까지도 알 수는 없다. 마음과 몸은 이래서 서로 다른 개체인가 보다.

 

 

 


영화 미스체인지는 홀연히 나타난 한 여인으로 인해 친구 사이인 두 남자가 겪는 좌충우돌 황당 시츄에이션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예전에 시트콤 등에서 벼락이나 교통사고를 당한 뒤 서로의 몸과 정신이 뒤바뀐 채 살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류의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한 사람들을 더 추가해서 세 사람이 서로의 몸과 마음을 오고가며 겪는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그런데 그 변해버린 상황은 크게 난감하지는 않다. 불쑥 나타난 여인은 혼절한 상태이며, 한 사람만 변한 상황에 맞춰 살면 되기 때문이다. 또 주변의 반응도 엄청나게 번잡스럽지 않다. 나중에 두 친구 사이에서 체인지가 일어나지만 변호사인 친구 대신 사법시험 7수생이 재판정에 나가 일처리를 하는 걸 보니 성격말고는 문제될 만한 것은 없는 셈이다.


전반부가 서로의 몸이 뒤바뀐 해프닝의 반복으로 코믹함을 전달했다면 후반부는 옛사랑과 짝사랑의 사이에서 남녀사이의 오락가락하는 상황을 추가하며 멜로드라마로 장르가 바뀌지만 큰 틀 안에서 어색함은 없다.

 

 

 


두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는 이 영화의 동력이다. 여자라고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만약 여검사, 여판사가 나오면 연전연패를 하고 마는 이 시대의 보기 드문 쑥맥 "칠변"(변호사 이제칠은 이변이 아닌 칠변으로 불리는 이유가 그의 성격을 말해준다.)과 강남 환승센터라 불릴 정도로 여자 꼬시기에는 도가 튼 친구 현구. 이들이 죽마고우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친구 역시 그냥 놀고 먹는 실력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들은 각자 몸을 바꿔가며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보는 과정들이 열거된다.  

 

 

 


재미있는 건 이들이 변하는 장면은 벼락이나 사고가 아니라 심심한 입맞춤인데 나중엔 알아서 체인지가 된 장면으로 바뀌면서 저 사람이 누구지라고 헷갈리기 십상이다. 이 영화는 애초부터 사랑을 말하고 싶어했으니, 이들의 어지러운 행각은 해피엔드의 수순을 밟는다. 누군가는 몇몇 장면에서 태클을 걸기도 하겠지만 사랑을 하는데 과거가 큰 문제가 되겠나 한다면 그저 눈감아줘도 될 듯 하다.

 

 

 


최근에 육감적 몸매로 성가를 높이는 모델 출신인 이수정은 이 영화를 계기로 본격적인 영화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영화 퀵에서 아주 짧지만 인상적인 한 컷을 보여준 그녀로서는 타고난 하드웨어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발성 등으로 좋은 재목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녀의 독무대는 아니고 네 배우들의 몫을 마치 피자를 네 조각으로 나누듯 정교하게 배치한 점이 놀랍다.

 

 


 

몸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듯 세상엔 바뀌는 것들이 많다. 이 영화를 보니 내가 나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듯, 다른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어떻게 볼까 무척 궁금해졌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바뀌고 싶지는 않다. 괜한 두려움이 생긴다. 아무래도 가려야 할 신체의 비밀때문에라도? 재미있는 상상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정초신 감독의 영화 미스체인지에 대한 소회의 글  -> http://blog.naver.com/chosinege/60196051917

 

 

 

 

 


미스체인지 (2013)

9.7
감독
정초신
출연
송삼동, 이수정, 정은우, 신유주
정보
코미디 | 한국 | 101 분 | 201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