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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렛 미 아웃 - [리뷰] 주춤거리는 청춘들을 향한 격려사

효준선생 2013. 8. 2. 11:30

 

 

 

 

 

    한 줄 소감 : 영화 만들기와 성장담을 고루 버무리다.

 

 

 

 

Key word // 청춘, 성장, 메이킹 필름,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

 

 

화를 만드는 일을 업을 하며 살고 싶어 영화를 전공으로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메가폰을 쥐어준다면 흔쾌히 “잘 해보겠습니다” 라고 할 위인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종합예술이라는 영화를 한 편 만드는 일의 수장이 된다는 것처럼 살 떨리는 일도 없을테니,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그것도 적지 않은 스탭을 수하에 거느리고 배우들에게 연기 디렉션까지 겸해야 한다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해보려고 한 것 까짓것 하는 심정으로 덥석 물었다. 그런데 야단났다.

 

 


영화 렛 미 아웃은 영화 속 영화를 찍어내야 하는, 아직은 학생인 그들을 보면서 꿈은 과연 꾸는 자의 것인지를 확인하고, 실제 영화를 연출한 소재영 감독이 자신의 이미지를 주인공에게 투영하며 하고픈 이야기를 전한다.


주인공 무영은 극중 감독인 양익춘(?)의 영화 시사회가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에 되바라진 소리를 하는 바람에 찍히게 되었고, 그 덕분(?)에 양 감독의 후원금을 타내고는 본인이 직접 영화를 찍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말이 감독이지 예산 5백만원으로 도대체 무슨 영화를 찍어야 할까를 고민하던 그는 어차피 하고 싶었던 일이라면 친구와 선후배를 구슬려 작업에 참여시킨다.

 

 


러닝타임 거의 대부분을 영화 속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그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할애하는데, 흔히 볼 수 없었던 메이킹 필름을 보는 것 같은 효과들이었다.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해봐야 감독이 외치는 “액션, 컷” 소리뿐이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의 캐스팅 과정과 무대설치, 미술, 음향, 편집과 매니저 업무까지. 소소한 일거리들을 처리해 주는 스탭들이 아니었다면 무영의 감독 데뷔는 물건너 갔을 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조짐은 여러 군데서 드러났다. 걸핏하면 파열음이 들리고 그걸 간신히 무마해놓으면 다른 곳에서 균열이 가고, 영화는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코미디지만 한편으로는 성장드라마다. 감독을 비롯한 연출부 스탭들, 그리고 연기를 하는 대부분의 단역과 엑스트라들은 학생들이다. 상업영화는 비록 아니지만 그들이 해야 하는 과정은 여느 영화 만들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로가 많이 미숙하고 갈등을 조율할 콘트롤 타워도 부재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박수를 쳐가며 응원을 한다. 조금씩 양보할 때 스스로도 커질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또 한 편으로는 다소 닭살스럽지만 멜로의 냄새도 난다. 신입생 환영회때 마음 속에 점찍어둔 여학생에게 너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어설프게 고백하는 무영의 대사가 그걸 얘기한다. 과연 당사자는 받아들였을까?

 

 


영화 렛 미 아웃이 올린 또 하나의 성과는 작은 규모의 독립영화임에도 미국에서 동시개봉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운 점이다. 프리 프로덕션과 작년 여러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새로운 방식의 해외진출이라는 포맷을 만들어냈다는 건 추후에 다른 영화들도 규모에 상관없이 시도해볼 만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제목처럼 “나를 나가게 해줘” 라고 하는 소리가 마치 갇힌 공간에서 살고 있는 요즘 청춘들의 외침 같기도 하고, 새로운 신세계로의 진입을 축하해달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엔딩 장면에서 그동안 단출한 세트 하나에서 버티던 그들이 문을 열고 나서자 바다가 보이는 것은 그 상징이다. 무엇이 되었든, 좀비 멜로라는 독특한 영화를 고집해가며 결국은 그럴 듯 한 영화 한 편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무영의 무용담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안 해서 탈이지 뭐든 하기만 하면 잘 해내는 스타일이 있다. 기성세대들이 멍석을 깔아주길 바라지 말고 스스로가 멍석을 구해올 수 있는 담대함도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필요한 듯 싶으니 주춤거리는 청춘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렛 미 아웃 (2013)

Let M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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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창래, 소재영
출연
권현상, 박희본, 한근섭
정보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97 분 | 201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