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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2 - [리뷰] 처음이라는 건 어디서나 어렵다

효준선생 2013. 7. 22. 19:00

 

 

 

 

 

 

  한 줄 소감 : 클래식했던 야구 경기도, 인종차별을 극복해가는 과정도 멋지다

 

 

 

 

 

 

120년이 훌쩍 넘는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지만 정작 흑인이 활약하기 시작한 건 불과 60여년 전이다. 타고난 유연성과 순발력만 놓고 보면 백인들보다 오히려 출중함에도 정작 야구 유니폼을 입고 선수로 뛰게 된데는 재키 로빈슨이라는 전설적인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이야 메이저리그 중계를 쉽게 볼 수 있고, 라인업에서 1, 2명의 흑인 선수(외국 출신이 아닌 미국인들)를 찾아보는 게 어렵지 않지만 1947년엔 흑인이 방망이를 들고 백인 투수의 공을 쳐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영화 42에는 인종차별이라는 지금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묵묵히 성적을 올리고 나중엔 자신의 백넘버를 영구 결번하게 만든 재키 로빈슨에 대한 편린을 담았다.

 

 


영화 제목에 달랑 숫자만 넣는다는 건 다소 모험일 수 있겠지만 한 선수에게, 아니 팀플레이를 요구하는 운동종목에서 해당 숫자를 백넘버로 쓸 수 없게 했다는 건, 바로 재키 로빈슨이 가지고 있는 상징이라는 게 단순히 좋은 성적만 거두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존재가 그 당시까지 미국 사회에 만연해있던 흑인에 대한 백인의 경멸 풍조를 일소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고, 인종의 냄비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으로서는 진정한 아메리카 합중국으로서의 체면을 세웠다는 점에서 숫자 42가 갖는 의미는 사회학적으로도 의미가 큰 셈이다.

 

 


어느 대학생 야구선수였던 그가 메이저리그 인기 구단의 테이블 세터 겸 내야수가 되는 데는 당시 뉴욕에 프랜차이즈를 둔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의 전신)의 단장인 리키의 도움이 컸다. 자신이 과거 함께 운동했던 흑인 선수를 제대로 돕지 못했다는 아쉬움 속에서 자신의 팀에 흑인 선수를 스카웃해서 키워보겠다고 한 건, 백인들만의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슬슬 사회 여러방면에서 흑인의 득세를 백안시했던 당시 백인들의 눈에 곱게 비출리 없었다.

 

 


이 영화는 재키 로빈슨이라는 야구 선수의 특출된 야구 소질도 여러번 비춰지지만 흑인에 대한 집요할 정도의 차별이 곳곳에서 보임에 따라 그걸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나가는 지를 보는 재미도 좋다. 리키가 재키를 스카웃 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들이 바로 그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백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너를 경멸할 것이다. 만약 네가 흥분하고 폭력을 행사한다면, 역시 흑인들은 힘만 쓰고 무식하다고 할 것이며 앞으로는 더 이상 흑인 선수는 나올 수 없다고. 리키의 판단은 정확했다.


경기 도중, 경기장 안팎에서 재키를 향해 들어오는 협박과 공갈, 그리고 차별적 발언들은 무지막지 했다. 하지만 재키는 그저 실력으로만 그들을 대했다. 설사 같은 팀 동료들 중에서도 노골적으로 그를 배척하는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우선 불편해 하는 그들을 배려했다. 시간이 지나자 그의 진심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은 늘었고, 사회적 화해가 보였다.

 

 


이 영화는 평범하기 짝이 없던 한 흑인 선수를 최고 인기 프로야구 선수로 발탁했던 리키라는 인물과 자신을 믿고 뽑아준 분에게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겠다는 다짐과 실력이 답이라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된 한 선수를 기리고 있다.


이 영화는 1947년 페넌트 레이스와 포스트 시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몇 차례 경기 장면은 클래시컬한 당시의 야구 용품들이 눈길을 끌었고 재키 로빈슨은 그해 신인상을, 소속팀은 월드 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영화는 개봉 시기를 놓치면서 극장 상영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나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꼭 보고 넘어가야 할 작품이다. 야구 경기가 얼마나 민주적인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에서 다문화 가정 출신의 야구선수가 나올때 쯤 이 영화는 재조명 될 것으로 보인다. 

 

 

 

 


42

42 
9.4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출연
해리슨 포드, 알란 터딕, 루카스 블랙
정보
드라마 | 미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