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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픽포켓 - [리뷰] 돈은 쉽게 훔쳐도 여자마음 훔치긴 어려워

효준선생 2013. 7. 19. 09:00

 

 

 

 

 

     한 줄 소감 : 잘나가는 증권맨도 어쩔 수 없게 만드는 빚

 

 

 

 

 

화 픽포켓의 주인공 바비는 월가의 젊은 애널리스트다. 멀쩡한 직업에 키 큰 훈남스타일이지만 출근 길, 그의 행동이 좀 이상하다. 양복을 잘 갖춰 입은 그는 지나가는 사람과 일부러 부딪치며 소매치기를 한다. 그 장면들이 유려하다 못해 스타일리시하다. 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영화는 얼핏보면 범죄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멜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주인공이 코너에 몰리며 겪게 되는 난센스한 일상사가 경쾌하게 진행되고, 그가 옳은 삶을 선택하는 과정이 제법 짜릿한 반전과 함께 어울어졌다.


아버지의 도박빚을 대신 갚으라는 패거리의 협박과 부양의 의무만을 강요하는 어머니의 부담 때문에 그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댄다. 정작 월가의 잘나가는 증권맨으로서의 모습은 대사 한 두마디 말고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 이유도, 그의 이중생활이 점점 막바지에 치닫고 있음을 내포한다. 그런 그를 구원하는 역할은 여자다. 원 나잇 스탠드로 만난 그녀에게 임신 소식을 듣고, 갈등하는 바비. 그는 어쩌면 자신의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선택의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고는 행동으로 옮긴다.

 

 


바비의 움직임이 불편하게 보인 건 형사의 물건 하나를 훔쳤기 때문이다. 돈이 되기는커녕 자신을 옭아맬 빌미가 되는 그 물건을 찾기 위해 뉴욕 형사는 눈에 불을 켜고, 장물아비겸 채권자는 그를 들들 볶는데 혈안이다. 그리고 이젠 혼자만의 몸이 아닌 누군가를 지켜야 하는 신세가 된 그는 분명 전과는 다른 인생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증권맨이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청년도 외부로부터의 압박과 괴롭힘에서 자유롭게 살지 못하는 현상, 돈이 꿈을 지배하는 최강국의 시민의 모습. 이런 것들이 결국 남의 물건에 손까지 대게 만드는 사회시스템들이 얼핏 스쳐지나간다.

 

 


원래 제목인 루지즈는 이 영화에서 바비가 즐겨피는 담배 이름이자 자신을 구렁텅이에서 끄집어내준 여자의 이름인 루시와 흡사하다. 개봉 제목을 픽포켓이라고 해, 소매치기라고 바꾼 건 담배이름을 제목으로 달 수 없는 고충이라 해도, 결국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를 선택하고 말았다. 좀 더 희망적일 수는 없었을까? 엔딩에 등장하는 재치있는 상황이 무릎을 탁치게 만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픽포켓 (2013)

Loos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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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클 코렌트
출연
피터 파시넬리, 제이미 알렉산더, 마이클 매드슨, 크리스티 칼슨 로마노, 조 판톨리아노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 88 분 | 201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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