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경복 - 당신은 어떤 꿈을 잃어버리고 사는지요?

효준선생 2013. 7. 15. 09:00

 

 

 

 

 

   한 줄 소감 : 어른이 된다고 모든 게 행복해지거나 아무거나 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Key word // 어른, 청춘, 독립, 일탈, 성장, 꿈, 월드와이드웹

 

 

 

화 경복의 주인공은 이제 스물이다. 한국에선 성인 나이로 쳐주지만 이들이 하는 행동만 보면 좀 더 어른들의 보호관찰이 필요할 것처럼 군다. 보은 마트의 외아들, 형근. 막 수능을 끝냈고 여행을 떠난 부모님 대신 집을 지켜야 한다. 친구인 동환을 데리고 와서 숙식을 하지만 별다른 건 없다. 잠을 퍼질러 자거나 라면을 끓여 먹거나 기타 줄을 튕기며 노래를 부른다. 스물 살의 청춘은 골방에 갇힌 셈이다.

 

 


청춘에 대한 수 만 가지 이야기 중에서 이 영화가 돋보이는 이유를 꼽자면 청춘은 생각만큼 푸릇하지 않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내세울 건 하나도 없는 그들. 음악을 하겠다지만 실력이 있어보이지도 않고, 대학을 가겠다고 하지만 공부를 잘할 것 같지도 않다. 어른으로 대접은 받을 나이지만 아직 어른이 될 준비는 하나도 되어 있지 않다. 만약 이들이 이 시대 이 나라 갓 성인이 될 나이의 청춘들이 보여줄 수 있는 표준이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 같다. 바로 이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이 영화는 흑백 톤을 유지하면서도 카메라를 여러 가지로 돌려쓰며 다양한 화질을 구사한다. 화질이 나빠서 얼굴 인식도 안되는 장면도 나오고, 간혹은 컬러로도 나온다. 왜 그랬을까? 하나의 영화엔 단 하나의 카메라만 쓰라는 법도 없다. 사실 최근에 붐을 이루는 3D입체영화도 어찌보면 몇 가지 카메라들의 혼합이다. 모두가 고급기종이라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뿐이지만.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다르다. 보여지는 영상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그건 이들 두 엉성한 청춘의 일상과도 닮은 데가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만약 이 영화를 아이맥스 3D로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해졌다. 이야기는 엉뚱한 곳으로 빠졌다.

 

 


골방 안에서 맴돌 듯 하던 이야기는 급기야 그 방을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고 다른 곳으로 나가기로 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찾는다. 그런데 우습게도 방을 보러 온 사람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세 사람이 찾아오는 데 그 중의 한명은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이종필 감독이고 먼저 찾아온 사람은 곧 개봉을 앞둔 영화 숨박꼭질의 허정 감독이다. 이들은 모두 방값 깎아달라고 하면서 퇴짜를 맞았고 귀여운 여대생이 이 방의 주인이 되었다. 이유는, 얘들도 여드름이 좀 남아있는 남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이 생각한 것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달랑 두 평 짜리 집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고, 어차피 이 집의 이 방도 부모님 거라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들은 일단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가방을 여러개 들고서는 거리를 걸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이제 사회 초년병의 모습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철든 성인의 모습도 아닌 듯 해보였다.


영화 제목 경복은 이들이 나온 학교 이름이다. 주인공으로 나온 최시형은 감독에 주연에, 유형근이라는 배우 시절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짧은 영화지만 지금 어디선가 요렇게 살고 있을 청춘들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 같은 영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경복 (2013)

Big Good 
9.3
감독
최시형
출연
최시형, 김동환, 신이수, 한예리, 이종필
정보
드라마 | 한국 | 69 분 | 201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