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사이드 이펙트 - 항우울증 약을 권하는 사회

효준선생 2013. 7. 14. 09:00

 

 

 

 

 

   한 줄 소감 : 반전에 반전, 한치 사람 속을 모르겠다

 

 

 

Key word //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리베이트. 플라시보.

 

 

 

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실상은 마음 속에 극히 위험한 폭탄을 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인들에게 우울증은 마치 세상을 살면서 한 번쯤은 겪게 되는 통과의례가 된 지 오래다. 제 아무리 낙천적으로 산다고 자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도 우울증은 거부할 수 있는 질환이 되었으니 그렇게 사는 게 힘든 걸까

 

 


영화 사이드 이펙트에는 여러 가지 약품 이름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의사나 약사나 알고 있을 법한 약품들이 우울증 치료제로 소개되고, 개중엔 들어 본 것들도 있다. 어려서는 아버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결혼을 해서는 남편을 감옥에 보내고 혼자 4년을 살았다. 자신의 삶이 평탄지 못하다는 사실에 그녀는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되고,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환자로 낙인 찍어버렸다. 어느새 그녀는 마음에 폭탄 하나를 안고 사는 인물로 인식된 것이다.

 

 


부작용이라는 의미의 제목처럼 항우울제 치료약들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탓에 간혹 예기치 못한 증세들을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그것이 우울증 자체 이상의 위험을 야기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그녀가 4년만에 출소해 집에 돌아온 남편을 해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소위 범죄 스릴러 장르에 속한다. 그녀와 그녀에게 심리적 조언을 해주는 의사는 영화 전 후반으로 나누어 주인공으로 역할한다. 우울증 환자로 분하며 남편을 해치고, 주변으로부터 정신병 소견을 얻어내 결국 무죄로 풀려나게 만든 그녀, 그리고 그런 그녀로 인해 의사로서의 자질과 선명성을 의심받게 된 그. 이 두 사람은 악어와 악어새가 아니 앙숙이 되는 순간부터 불꽃튀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엔딩까지 거듭되는 반전에 영화가 녹록치 않음을 확인시켜 주는 후반부는 매우 팽팽한 긴장감을 준다.

 

 


제약회사에서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주는 과정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되며, 그 과정에서 환자들은 임상실험용으로 쓰인다는 설정과 의사에게 환자란 자신의 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대상으로도 여겨질 수 있음도 드러난다. 이로써 이 영화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윤리와 세상의 모든 질병을 알약 몇 개로 치유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위의 사건을 개입시켜 차분하고도 집요하게 대답하고 있다. 

 

 


이 영화의 재미는 끝날 것 같았던 엔딩을 다시 한 번 비틀어 죄를 짓고는 살 수 없음을 환기시켜주었지만 그녀가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미움에 대한 정서는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셈이다.


우울증은 희망에 대한 부재라는 설명이 나온다. 하루를 열심히 살라고 위로하지만 내일이 없는 오늘은 그렇게 열심히 살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연연하게 되고, 마치 자기 혼자만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부담만 남겨된다. 희망을 떠올리지 못했을 때 생기는 자괴감이라든지 자학증세, 불안감 이런 것들이 알약 몇 개로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임상의 결과일 뿐 개개인의 아픔을 도외시한 편의주의 발상이라는 느낌이 든다.

 

 


여주인공으로 나온 루니 마라의 공허한 듯 싶으면서도 보호본능을 불러 일으키는 눈빛 연기가 제법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사이드 이펙트 (2013)

Side Effects 
6.8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주드 로, 루니 마라, 채닝 테이텀, 캐서린 제타 존스, 비네사 쇼
정보
스릴러, 범죄 | 미국 | 106 분 | 201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