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팬텀 : 라스트 커맨더 - 국가계략 앞에 스러진 군인 정신

효준선생 2013. 7. 4. 09:00

 

 

 

 

 

  한 줄 소감 : 좁은 잠수함 안에서 벌어지는 예상외의 모략과 엔딩이 한방 먹인다

 

 

 

 

 

장미가 물씬 나는 포스터에 걸맞게 영화 팬텀 라스트 커맨더는 전쟁 영화의 범주에 넣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적과 맞붙어 치고 받는 육박전이 아닌 개인과 국가, 그리고 거기에 개입하는 특정 조직의 치밀한 간계에 의해 펼쳐지는 스릴러라고 보는 것도 틀리지 않는다.


잠수함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의 특징은 매우 협소한 공간에서 외부와의 연락이 쉽지 않고, 설사 적과 싸운다고 해봐야 어뢰발사나 동체 접촉말고는 없으니 대부분은 잠수함 내부의 사건이 주를 이룬다. 물론 이 영화도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영화는 1968년 항해도중 사라진 소련의 핵잠수함 k-129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집어넣어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냈다.

 

 


유령이라는 제목이 달린 이 영화에서 유령은 두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소련이 전략적으로 개발한 잠수함 관련 신무기 체제를 의미하고, 두 번째는 사라진 잠수함의 승조원들을 은유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1968년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기로 이 두 국가는 전세계를 무대로 자웅을 가리기 위해 못하는 일이 없었던 모양이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잠수함은 폐기 직전의 낡은 것이다. 어쩌면 마지막 출정일 수도 있고, 그건 함장도 마찬가지다. 은퇴를 앞 둔 그에게 하달된 명령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지만 군인정신으로 그는 믿을 만한 부하들을 인솔하고 망망대해 심연 속으로 사라진다. 문제는 이 잠수함에 특수연구기관의 연구원이라고 사칭하고 함께 동승한 자들 때문에 복잡해진다.

 

 


이들의 행동은 함장과 승조원들에겐 도무지 수긍할 수 없는 것들이고 나중엔 지휘권마저 찬탈하기에 이른다. 이들이 서서히 좁은 잠수함내에서 함장을 비롯한 승조원들을 상대로 겁박과 위협을 가하며 자신들의 목적을 해내는 과정도 스릴이 있고, 나중에 설명되지만 생각보다 훨씬 큰 협잡성 계략에 놀랄 만도 하다.

 

 


이 당시 중국은 제3세계의 수장으로 대두되고 미국과 소련이 양분하던 세계질서의 축을 조금씩 허물던 그런 때였다. 비록 내부사정으로 그 시도가 늦춰지기는 했지만 이 영화에선 중국의 입장을 영화의 지렛대로 삼아 삽입해두었다. 핵잠수함이라는 무시무시한 덩어리가 저 드넓은 바닷속에서 마치 상어나 고래처럼 유영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고도 세계 평화를 운운하는 그들의 이중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심지어 핵폭탄이 발사되는 장면에 이르면 저 탄두가 떨어지는 곳의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소련 잠수함이라는 설정 때문에 함장을 비롯한 승조원은 소련인이기에 러시아 말을 구사해야 하지만 미국 배우들이 그 역할을 하면서 다소 애매한 선입견이 든다. 어찌되었던 애드 해리스와 윌리엄 피츠너등 연기파 배우들의 모습이 카리스마 있게 펼쳐졌고 오랜만에 묵직한 남자영화 한 편을 본 셈이다. 생각지 못한 엔딩 장면이 왜 이 영화제목을 팬텀이라고 지었는지 알 게 해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팬텀: 라스트 커맨더 (2013)

Phantom 
9.5
감독
토드 로빈슨
출연
에드 해리스, 데이비드 듀코브니, 윌리엄 피츠너, 숀 패트릭 플래너리, 조나슨 스캐치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98 분 | 201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