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빅 웨딩 - 우리, 제발 결혼할 수 있게 해주세요

효준선생 2013. 6. 30. 09:00

 

 

 

 

 

  한 줄 소감 : 골때리는 가족이지만 그래도 가족이다

 

 

 

 

 

화 빅 웨딩의 시작은 어리둥절했다. 일단 관계부터 따져봐야 했다. 결혼 당사자는 알겠는데 그 외의 등장인물들은 신랑 신부와 어떤 관계일까? 그런데 통상적으로 신랑 신부의 각각의 부모가 나와 사돈지간의 신경싸움을 그렸던 종래의 영화와는 달리 더 다양한 부류들이 들고 나오는 바람에 상황파악이 더뎠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하는데, 성스러운 결혼에 대해 이 영화는 오프닝 멘트부터 도발적이다. “결혼은 한 밤중에 걸려온 전화와 같다” 무슨 의도였을까? 마치 결혼을 원치 않는다는 말투처럼 들렸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갓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처럼 보이지만, (포스터도 앞 줄에 앉은 커플이 그들이다.) 그보다는 신랑의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젊은 시절 여자들에게 인기좀 끌었을 법한 외모의 그지만 지금은 전부인과의 아이들, 그리고 입양한 아들과 살고 있고 오랫동안 동거중인 케이터링 여사장과의 결혼에 대해선 미지근한 반응이다. 그런 와중에 막내 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하니 내심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의사인 첫째 아들은 여태 여자와 잠자리도 못했다는 걸로 주눅이 들어있고 유부녀인 딸은 아이 문제로 남편과 싸운 채, 심란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전 부인까지 등장해 한바탕 소동을 예고하고 있으니 가장으로서 할 일도 많고 부담스런 일들도 많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남매를 둔 상태에서 콜롬비아에서 남자 아이를 입양해 키울 정도의 남자라면 확실히 경제력은 있어 보인다. 거기에 유머감각과 패션감각도 나쁘지 않은 것 같으니 늘 행복해 보이긴 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각자의 근심거리를 혼자서 끌고 나가야 하고,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에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주저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미 다 장성해서 일가를 이룰 나이가 되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영화 제목 빅 웨딩이라는 말은 결혼 자체가 큰 행사라는 의미도 되지만 결혼을 매개로 가족간의 오해와 갈등을 풀고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는다는 말도 되겠다. 사실 이번 결혼식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아들은 친자식이 아닌데다 콜롬비아에서 친모까지 등장하는 바람에 신랑 쪽 엄마는 셋이나 되는 진귀한 장면도 연출되고, 거기다 예비 사돈 댁과의 과거까지 뒤섞이면서 이른바 막장 분위기도 연출했다. 하지만 그런 설정들이 눈살 찌푸리고 보게 되지 않음은 역시 서양식 사고방식에 있다. 이들이 던져놓은 여러 가지 대사와 행동을 켜켜이 쌓아올린 것들을 머리 속에 담아두다 보니, 설사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막장이라고 해도 다 용서가 되는, 그런 분위기로 흐르더라는 말이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엄청난 이름값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캐스팅에서 눈길을 끈다. 로버트 드니로가 신랑의 아버지로 수잔 서랜든과 다이앤 키튼이 동거중인 여자친구와 전 부인으로, 영화 도리안 그레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한 벤 반스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신혼부부로 나온다. 거기에 캐서린 헤이글, 로빈 윌리엄스, 토퍼 그레이스등 주연급 배우들이 마치 이 영화를 찍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모여 가족 이야기를 풀어냈으니 이들의 면면만 봐도 본전 생각은 나지 않을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빅 웨딩 (2013)

The Big Wedding 
8
감독
저스틴 잭햄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벤 반스, 로버트 드 니로, 캐서린 헤이글, 다이안 키튼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미국 | 88 분 | 2013-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