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 - 대통령, 내 손안에 있소이다

효준선생 2013. 6. 26. 19:00

 

 

 

 

 

  한 줄 소감 : 최고 권력기관의 파괴보다 권력욕이 더 안쓰러웠다

 

 

 

 

 

시 한번 미국의 백악관이 파괴되었다. 지난 달 개봉했던 백악관 최후의 날에 이어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에서도 백악관이 처참하게 부서지는 장면들이 연출되었다. 대통령이 사는 공간이자 미국인들에겐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장소이긴 한데, 연달아 비슷한 유형의 영화가 선보이게 되다보니, 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헤집어 놓음으로서 멀게만 느껴지던 비밀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쾌감도 동시에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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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일단 대통령의 비중이 커졌다. 문약할 것만 같았던 대통령이 서서히 자신이 누군가의 보호만 받아야 하는 인물이 아닌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걸 행동으로 나타내는데 주력한다는 설정이 낯설면서도 보기 나쁘지 않았다.


특이하게도 현재 백악관 주인이 흑인인 오바마라는 사실에 착안해 흑인 배우 제이미 폭스를 캐스팅했고,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파트너로 근육질 젠틀맨 채닝 테이텀이 나온다. 물론 그의 딸이자 이 영화의 중요한 키맨 역할을 하는 영리한 소녀도 한 몫 거든다.

 

 


이 영화가 나쁘지 않은 건 이야기 흐름의 억지성이 많이 드러나지 않아서였다. 게다가 전반부에 던져 놓은 몇 가지 복선들이 문제 해결부분에서 적절하게 소비되었고, 예를 들어 소녀가 깃발을 흔드는 장면에선 울컥하기도 했다.


또 하나 이 영화는 내부의 적을 다소 과장스럽게 묘사했는데, 이런 상황이 1979년 한반도에서도 있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좀 놀랍기도 했다. 또한 서열의 중요성이 여러차례 반복되는데, 만일 대통령이 죽으며, 부통령, 부통령이 죽으면 하원의장 순 대로 대통령을 승계하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이 권력 욕심에 눈이 먼 자들에겐 확실히 유혹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대통령이 된 자는 선서를 하고 처음 수령하는 물건이 바로 핵무기 발사권한인데, 이걸 쥐는 자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인물이 되는 순간이다.

 

 


가공할 핵무기을 얻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첩보영화들에서 그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를 생각하면, 서열 안에 있다는 이유로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을 손에 들게 되었으니 이걸 기쁘다고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부담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대통령을 지키는 걸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남자와 세계 평화를 주장하며 무기를 감축하자며 설득하고 나서는 미국의 대통령이 자신의 미래의 직장이자 현재의 직장인 백악관이 털리는 순간, 여러 가지 기지와 완력을 사용해 고난을 극복한다는 이야기, 다소 식상해보이지만 권력의 단맛을 노리는 자들과 지키려는 자들 사이의 밀고 당기는 힘의 원칙이 제법 볼 만 했다.

 

 


백악관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액션 시퀀스들이 등장하는데 워낙 최고위층들이 몰려있는 공간이다 보니 희한한 것들도 많고, 그걸 파괴하는 데도 공을 많이 들인 느낌이 든다. 비록 제목에선 백악관이 무너졌다고 했지만 건물은 언제든지 다시 지을 수 있고 다친 사람은 치료를 받으면 곧 낫겠지만, 개인적인 판단 착오로 인해 숨져간 이름 없는 사람의 명운은 누가 책임을 질까      

 

 


테러 영화에 줄곧 등장해 온 중동국가들이 아닌 제 식구에 의한 짓거리란 사실은 용케 살아남은 자들에겐 교훈이 되어야 한다. 비록 통수권자인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그래야 이유도 모른 채 파병되어 젊은 목숨이 산화한 억울함을 달래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화이트 하우스 다운 (2013)

White House Down 
8.3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채닝 테이텀, 제이미 폭스, 매기 질렌할, 제임스 우즈, 레이첼 르페브르
정보
액션, 드라마 | 미국 | 131 분 | 2013-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