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더 콜 - 구해준다고 약속할 수 있나요?

효준선생 2013. 6. 25. 09:00

 

 

 

 

 

 

  한 줄 소감 : 심장을 조이는 듯한 쫄깃함 때문에 빨리 결론을 알고 싶어졌다.

 

 

 

 

자 911은 미국의 응급구조센터의 전화번호로 사용되고 있다. 영화 더 콜은 벌집이라고도 속칭되는 바로 이 911 센터의 여직원과 범죄용의자와의 한 판 대결을 두 가지 버전으로 그려낸 스릴러물이다.

 

 


최근 감정노동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속내가 속속 파헤쳐지고 있다. 익명의 누군가가 얼굴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전화 상담원을 향해 인격적으로 모독적 언사를 내뱉고, 거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이중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 영화 속 911 상담원 조던 역시 그런 상황에 있다. 하지만 나름 베테랑이라고 자부하던 그녀도 한 소녀를 적절하게 전화로 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죽음에 이르게 해서 심적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죽하면 필드에서 일하지 않고 교육파트를 담당하겠는가. 하지만 질긴 인연은 6개월 후 우연하게 다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인해 그녀를 전보다 더욱 요령했는 상담원으로 변모시켰고, 그런 그녀의 당찬 모습이 이 영화에선 핵심적 볼거리로 그려진다.


두 건의 사건이 모두 그녀와 연결이 되고, 기지와 인내로 어렵사리 문제해결을 해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긴장감이 돌게 했다. 모두 사람 목숨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고, 또 전화라는 매체가 주는 불안정성, 그리고 범인이 내포하고 있는 그 만의 사정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불안하게 전개되었다.

 

 


사이코 패스라고 말하기엔 과거의 모종의 사건과 얼룩져 있는 범인, 불행했던 가족사를 기억에서 지우지 못한 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엽기적 범죄행각, 재수없게 걸려들었고만 하기엔 너무 불쌍한 희생의 결과. 아마 관객들은 치를 떨면서 범인에게 비수를 날리며 이 영화를 보게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두 개의 공간에서 이야기를 한다. 콜 센터와 또 하나는 범인이 만든 아지트, 아쉽게도 이 두 공간이 연결되는 이야기 구조가 매끄럽지 못했다. 조던이 어떻게 갑작스럽게 그토록 은밀한 아지트를 찾아냈는지, 그리고 여자의 몸으로 범인에 맞선다는 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을텐데, 차라리 형사 남친을 대동하는 게 옳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제목처럼, 전화를 주고 받으면서 조던과 소녀들은 서로의 이름을 무수하게 불러댔다. 아마 상대방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서였을 것 같다. 비록 기계음에 불과하지만 이들 구조 전화를 통해 명줄을 좀 늘린 자들도 있고, 감방으로 가야하는 사람도 생겼을 것이다. 911같은 사회 안전망이 선의의 피해자를 구조해낸다는 사실은 요즘처럼 정신병자에 가까운 극악의 무리들이 날뛰는 세상에선 필수품임에 틀림없다. 매일이 힘들겠지만 그들의 건투를 빌어 본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더 콜 (2013)

The Call 
8.4
감독
브래드 앤더슨
출연
할리 베리, 아비게일 브레스린, 마이클 에크런드, 마이클 임페리올리, 저스티나 마차도
정보
스릴러 | 미국 | 94 분 | 2013-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