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토토의 움직이는 숲 - 자연과 동심은 함께 자란다

효준선생 2013. 6. 18. 11:30

 

 

 

 

 

   한 줄 소감 : 두 번이나 봐도 좋을 만화영화는 흔치 않다.

 

 

 

 

 

마크 산 애니메이션 토토의 움직이는 숲은 할아버지 댁에 놀러간 어린 소년과 소녀이 미지의 숲에서 거대한 곰 토토를 만나면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밀렵 사냥꾼을 통해 생명에 대한 경시가 어떤 비극을 가져오는 지도 알려주는 기특한 영화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숲의 모습은 다정다감하지는 않다. 간이역에서 내려 보이는 주변의 숲이란 북유럽의 그것처럼 날카로운 침엽수림의 빽빽함이었다. 더욱이 할아버지는 집 울타리 바깥으로는 절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걸 보니, 숲엔 뭔가가 살고 있을 것 같은, 그 또래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공포는 대단해 보였다.

 

 


어린 시절 외가댁에 놀러가면 집 근처에서 외가쪽 사촌들과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먹지도 못할 거면서 피라미 몇 마리 잡고는 마치 참치라도 한 마리 잡은양 으스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남매말고는 그들의 오랜만의 자연행을 반겨주는 사람도 없다. 오로지 숲의 주인처럼 살아온 곰 말고는.


사냥꾼은 밉상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그에게도 할 말은 있다. 숲에서 살기 위해 집을 지어놓았건만 곰이 나타나 죄다 망가뜨린 바람에 그 복수를 하기위해 곰을 쫒는다는, 일견 들으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곰은 설득해서 될 대상이 아닌지라 그의 목숨을 앗아야 얘기가 끝난다.

 

 


영화의 나레이터는 오빠가 아닌 동생 소피의 몫이다. 그녀가 자기 덩치에 수 백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곰에게 토토라는 이름을 붙이고 마치 자신의 애완동물처럼 여기는 장면에선, 아직 동심이라는 건 죽지 않았음을, 그래서 외모만으로는 맹수과에 속하면서도 그녀의 말엔 고분고분하는 모습이 사람도 동물도, 결국 교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숲은 우리에게 숨을 쉴 수 있는 여지를 선물한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불도저 몇 대로 싹 밀어 버리고 고층 빌딩을 짓는 걸 최고의 사명으로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는 그저 답답한 자연보호 운동 정도밖에는 안 보일 것이다.

 

 


우리에게 삶의 터전이 있어야 한다면 숲에도 숲을 삶의 터전이라고 여기는 동물들이 있다. 이 영화에선 곰 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도 보인다. 그들에게 곰은 위협적인 대상일 수도 있고 인간에 맞서 동물의 의사를 대신할 수 있는 의지도 된다. 상처를 치유하는 사슴과 비를 부르는 개구리, 그리고 현명한 까마귀까지.


그들은 소피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대신하게 했고 소피는 충실히 임무를 수행했다. 비록 사냥꾼의 훼방과 위기도 겪었지만 다시 돌아온 현실에서 남매는 전보다 한 뼘은 더 자란 성장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덴마크 영화는 헐리웃 만화가 주는 화려한 색감과 오버스러운 캐릭터들과는 달리 자연친화적이고 많지 않은 캐릭터들도 자기 역할에 충실한다. 얼마나 큰지 숲을 등에 이고 살아야 하는 숙명의 곰에게 늘 평화가 깃들 길 바라는 마음은 이 영화를 지켜본 모든 어린이 관객들의 일치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토토의 움직이는 숲 (2013)

The Great Bear 
10
감독
에스벤 토프트 야콥슨
출연
마르쿠스 리가드, 플레밍 쿠이스트 묄레르, 엘리스 눌 니키아르, 알베르테 블리크펠트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덴마크 | 75 분 | 2013-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