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맨 오브 스틸 - 새로운 땅에서의 적응, 그 시작편

효준선생 2013. 6. 13. 09:00

 

 

 

 

 

   한 줄 소감 : 언젠가 그도 수구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구인들은 지구가 아닌 우주행성에 사는 생명체의 외형에 수만 가지 이미지를 도입시켜보곤 했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이들 외계인의 모습들은 대개 문어를 닮아 대머리에 팔다리는 길고 눈썹이 없는 검은자위로만 된 눈에 최소한의 신체장기를 가진 것으로 묘사해왔다. 거기에 비하면 수퍼맨은 독특한 캐릭터다. 그냥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립톤 행성에서 온 외계인 수퍼맨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외모를 우선 언급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그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구인들로부터의 차별과 멸시로부터 그나마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수퍼맨이 외계에서 온 아이라는 사실은 그가 어려서부터 초능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 말고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 초능력조차도 그를 거두어 키운 양아버지에 의해 순화되도록 훈련을 받았다. 그가 지구인으로 살 수 없는 이유는 그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 수퍼맨이 인간의 모습을 한 외계인이라는 설정은 그를 외계인이 아닌 외국으로부터의 이주민이라고 가정했을때 더욱 의미심장하다.


입양이란 제도를 통해 아이를 키울 수 없는 곳에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부부가 사는 나라로 옮겨가는 것이라면, 수퍼맨은 또한 어느 나라에서, (그 나라는 고아조차 사회의 힘으로 공동육아가 불가능한 국가로 추정) 아이 하나 정도는 외국에서 데려다 키울 수 있는 여건과 경제적 능력을 갖춘 나라로의 이전을 의미한다. 그것이 자의적이지 않다는 건 영화 맨 오브 스틸의 전반부를 통해 밝혀진 바대로 크립톤 행성에서의 쿠데타로 인한 헤게모니 쟁탈전의 후유증 혹은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아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그곳을 떠났다면, 당연히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갓난 아이에게 어느 사회 구성원 전체의 유전자 비밀이 이식되고 그건 한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한다면, 비록 권력은 움켜쥐었다고 해도 불완정한 모습이기에 당연히 이 아이는 쟁탈의 오브제가 될 것이다.


수퍼맨은 그동안 고통에 빠진 지구인들을 엄청난 괴력을 발산해 구해주는 노력을 해온 울트라 세이브 맨이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의 대적 상대는 지구인이 아닌 자신을 잡으러 온 모국의 死神이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엄청난 괴력을 뽐내는 두 외계인 앞에서 지구인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일 뿐이며, 돋보이는 건 자신을 낳아준 모국을 향해 필살기를 날리는 우리들만의 히어로였다.

 

 


이 영화에서 안티 히어로로 나오는 장군 조드에겐 주인공인 수퍼맨에 버금가는 사명의식이 있다. 사회를 조정하는 책무를 진 그가 부패와 향략에 빠진 귀족을 척결하고 새로운 사회 질서를 만들어내려 함에 있어 그건 스스로가 바꿀 수 없는 숙명이었던 셈이다. 왜냐하면 그는 태생이 아닌 난생의 크립토 남자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수퍼맨은 수 백년 만에 처음 태어난 태생으로 자신의 역할은 스스로가 정립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는 설정이다.


다시 대입해보면 미국에 양자로 입적된 소년은 초능력에 가까운 괴력으로 나름대로 제 2의 고향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자신의 귀환없이는 모국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된다면 그 누구도 조드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겠는가? 여전히 이 영화는 지구에서 먼저 살고 있는 기득권들 중에서도 미국을 선택해 그들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몽니를 부리고 있지만 심적 동정심은 따로 있다.

 

 


아무리 두드려도 다친 기색도 없고, 아무리 날아다녀도 지쳐보이지 않는 수퍼 히어로들,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생김새는 얼추 비슷한 것 같다. 사회 질서는 일방적일 수 없다. 각자에 맞게 골라 만들어 세우면 된다. 그런데, 그걸 힘으로 눌러버리려고 하다니, 크립톤은 우주의 생명 행성이 아닌 마치 지구 어느 구석진 공간에 나라 이름마저 퇴색한 작은 식민지처럼 느껴졌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예스 24에서 또 한 편의 영화 맨 오브 스틸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blog.yes24.com/document/7285587

 


맨 오브 스틸 (2013)

Man of Steel 
7.8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헨리 카빌, 에이미 아담스, 마이클 섀넌, 케빈 코스트너, 다이안 레인
정보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43 분 | 201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