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도리안 그레이 - 화양연화가 꿈인가 하노라

효준선생 2013. 6. 10. 09:00

 

 

 

 

 

 

  한 줄 소감 : 나이듬에 대해 결코 두려워 하지않을 수 없는 인간의 마음

 

 

 

 

 

간 내면의 심리를 이토록 형형하게 보여준 작품이 근래들어 있었나 싶게 영화 도리안 그레이의 긴장감은 대단했다. 원작 소설인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기반으로 소설에서는 표현해내기 어려웠던 시각적 효과까지 가미되어 스릴러적 요소도 다분했고, 무엇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주인공의 심리가 상당히 입체적으로 보였다.

 

 


1900년 즈음, 영국 런던, 열강의 세계 각지의 땅따먹기가 과열조짐을 보이면서 그곳에서 살던 소위 가진 자들의 향락은 부익부 빈익빈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는 바로 이 시점에서 평범한 농촌 총각이 유산으로 받은 런던의 저택 주인으로 변모하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쾌락을 접하고,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처음의 진정성이 그저 일순간의 쾌락일뿐이다 라는 생각으로 변화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초상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런던에 와서 가장 먼저 우애를 느낀 화가 바실이 그려준, 실사보다 더 자신을 닮은 그림 앞에서 그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는 그 그림 앞에서 자신의 현재의 미모를 영원히 가질 수 있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엄청난 다짐을 하고 만다. 영화의 다음은 그가 내뱉은 이말, 악마와의 거래가 어떻게 한 인물을 궤멸시키는 지를 은유적이면서도 서슬 퍼렇게 보여준다.

 

 


그를 악마의 영역에 몰아 넣은 인물은 이 영화의 또 한 명의 주인공인 헨리인데, 그는 도리안에게 담배와 마약, 유곽을 소개시켜 주고, 그가 인생을 살면서 좌우명으로 삼을 정도의 격언을 들려주며 그의 환심을 산다. 물론 도리안이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했던 첫사랑을 깨버리는 것도 그의 농간이었다. 다시 말해 헨리라는 캐릭터는 도리안 곁에서 존재한 것 외에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외피적인 즐거움, 단말마적인 쾌락에 준하는 이미지다.


도리안은 시간이 흘러도 전혀 늙지 않지만 초상화 속의 자신은 도리어 추악한 모습으로 변해간다는 사실은, 현실에서 도리안의 악행이 쌓인 퇴적물이다. 이는 종교에서 말하는 일종의 업보의 시각화인데, 만약 도리안이 쾌락을 좇고 남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지 않았다면 초상화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린 곱게 늙어야지라며 자신의 노후를 연상하곤 한다. 연예인들 중에서도 유난히 나이에 걸맞지 않는 외양으로 여전히 젊음을 뽐내는 중장년층 배우들이 있다. 그들이 과학의 힘이나 약의 도움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선행은 고스란히 얼굴의 주름으로 드러난다. 간신히 버틴다는 느낌을 주는 안색만으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속일 수 없다. 대중 앞에서는 고고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혼자 있을때는 삶이 고통스럽다고 여긴다면, 자신의 초상화를 들여다보라.


결코 헨리같은 자가 자신의 곁에서 농간을 부리는 바람에 그랬다고 미루지 말아야 겠다. 자신의 업보와, 인생의 덕은 본인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도리안이 최후에 선택한 방법은 그가 짊어지고 온 자신의 몫인 셈이다.

 

 


그가 만난 여러 사람들과 그를 만나고 싶어하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가 끝난 뒤에서 앙금처럼 잘 가시질 않는다. 오늘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엔 또 어떤 모습의 도리안, 혹은 헨리, 또는 바실 같은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느꼈던 두 여인처럼 힘이 되어줄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건 아닐까? 이제 당신의 초상화는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는가  마음이 뜨끔거린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도리안 그레이 (2013)

Dorian Gray 
6.9
감독
올리버 파커
출연
벤 반스, 콜린 퍼스, 레베카 홀, 레이첼 허드-우드, 에밀리아 폭스
정보
드라마 | 영국 | 110 분 | 201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