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무서운 이야기 2 - 모골이 송연해지려다 어느새 웃고 말았네

효준선생 2013. 6. 7. 09:00

 

 

 

 

 

   한 줄 소감 : 공포장르의 옴니버스 형식은 중간에 한숨 돌릴 여유를 준다

 

 

 

 

 

포는 비현실이라는 전제를 깔았을 때 극심해진다. 세상에 귀신이 있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귀신을 단 한번도 본 적도 없으면서도 귀신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기존에 만들어져 뇌리에 각인된 귀신의 이미지가 떠올라 보여 지거나 혹은 미추(美醜)의 관념에서 醜 쪽에 가까운 이미지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이미지와 소리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포의 크리처와 사운드들은 수많은 공포영화들을 통해 익숙해졌거나 거기에서 조금씩 변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간혹 이런 류의 공포영화들을 무섭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가지다. 이야기 진행방향을 미리 점치며 심리적 대응을 한다는 것. 또 하나는 그 어떤 무서운 것을 보거나 들어도 무서워하지 않을테야 라는 마인드 콘트롤의 효과다. 이럴 경우, 제작자들의 의도대로 놀라서 소리를 지르거나 눈을 질끈 감는 반응이 나타나야 함에도 무덤덤해질 수밖에 없다.

 

 


공포는 학습된다. 전에 한 번 보았던 무서운 장면들이 반복되어 뇌리에 각인되면 다시 비슷한 유형의 무서운 장면들을 보아도 공포심을 이내 해제시켜버리기 때문이다. 그러 이유로 공포영화들은 새로움 놀라움이 없어서는 효과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극도의 매운 음식을 먹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이른바 자극을 받아보고 싶다는 신호다.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를 보면서 루즈해진 삶을 긴장감 있게 만들고 싶다는 일종의 신체반응인 셈이다. 마치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연신 매운 음식에 손이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영화 무서운 이야기2는 작년에 만들어진 1탄에 이은 연작 시리즈이며 또한 이번에도 옴니버스 방식을 취한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리드오프(첫번째 이야기인 444)를 통해 링크되는데 1편에선 납치된 어느 소녀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면 이번엔 가공할 능력을 진닌 보험회사 여직원이 사이코 메트리(이미 동명의 영화를 통해 알려진 바대로 물체에 손을 대면 그것과 관련된 이미 지난 일들이 떠오르는 소위 초능력) 방식으로 들려준다. 보험회사 서류창고에 놓인 파일들을 만져가면서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영상으로 띄우는 방식이다.

 

 


산에 놀러간 두 친구의 조난 사고와 그 과정에서 사소한 것을 놓고 벌이는 심리게임이 제법인 절벽(성준, 이수혁), 임용고시에 떨어져 기분전환으로 놀러간 산 속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세 여자(백진희, 김슬기, 정인선)의 산속 방황을 그린 사고(死苦), 새로 부임한 교생의 좌충우돌 경험담을 보여준 탈출(김지원, 고경표)이 그것들이다.


이 세편의 이야기는 서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어느 편에선 좀 헐겁고, 장르도 유사성이 없다. 절벽과 사고가 정통 호러물이라면 탈출은 키치적 코미디를 가미한 변형 호러물이다.

 

 


재미있는 건, 이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동시에 출연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츄에이션 코미디 프로그램등에서 이들을 본 터라, 과연 공포물에서 그들이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이미지들과 상충하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웠고, 몇몇은 거기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1탄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녀역으로 나온 김지원은 이번 영화에선 탈출편에 나와서 키맨 역할을 한다. 3+1구성의 이번 시리즈물에선 절벽이 가장 인상적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무서운 이야기 2 (2013)

Horror Stories II 
7.8
감독
김성호, 김휘, 정범식, 민규동
출연
성준, 이수혁, 백진희, 김슬기, 정인선
정보
공포 | 한국 | 96 분 | 2013-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