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쉐프 - 달달한 프랑스 요리를 맛보러 오세요

효준선생 2013. 6. 2. 08:00

 

 

 

 

 

  한 줄 소감 : 고수는 요리뿐 아니라 후계자 보는 눈도 탁월하네

 

 

 

 

릇 어떤 방면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 아랫사람은 물론이고 주변의 조언이 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신을 무시하나 싶어 고깝기까지 하다. 프랑스 요리계의 거두인 알렉상드로 역시 그런 인물인데, 레스토랑을 새로 맡은 젊은 사장은 그의 요리들이 올드하다며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다른 요리사로 대체하겠다고 윽박지른다.

 

 


영화 쉐프는 일단 비주얼이 마음에 든다. 보기만 해도 침이 흐르는 맛있어 보이는 프랑스 요리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세계 3대 미식이라는 프랑스 요리의 조리법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대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게다가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분자요리는 아무리 먹어도 배도 안 부르게 생겼다.

 

 


알렉상드르는 일종의 세대 충돌의 아이콘인 셈이다. 늘 새로운 걸 추구하는 젊은 층과 언제와서 먹어도 늘 같은 맛을 유지하기 바라는 단골 고객의 입맛을 고루 충족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 알렉상드르 입장에선 후자 손님이 반갑지만 주변 환경은 녹록치 않다. 결국 자신을 보좌해줄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법인데 그렇게 나타난 인물이 바로 자키다.

 

 


청출어람이라 했으니 구닥다리 주방장으로서는 불쑥 튀어나온 천재적 미각의 소유자인 그가 버거울 법도 했지만 그를 신임하고 오히려 격려를 해줄 수 있는 아량의 소유자라니 보기 드문 캐릭터 인 셈이다. 자키는 요리 솜씨도 있지만 자기 주장도 무척 세다. 그 역시 애인과의 갈등으로 힘겨워 하는 이유가 불분명한 자신의 미래 때문이기도 했으니 당대 최고의 요리사로부터의 인정은 더할 나위없는 무기인 셈이다. 이렇게 코너에 몰린 두 사람의 의기투합이야말로 이 영화의 주된 재미이자 세상살이엔 혼자가 없음을 밝혀두고 있다.

 

 


요리를 만들면서 인상 쓰는 장면이 나와서는 음식 맛을 버린다고 하는데, 일사분란하게 돌아가는 큰 주방의 모습이 마치 전쟁터같다. 그곳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음미하며 교양있는 척 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가식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인간이 보일 수 있는 가장 잰 체가 아닌가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던 각자의 갈등도 잘 해소되고 자기주장이 강한 두 사람의 헤게모니도 무리없이 돌아갈까? 염탐을 하기 위해 일본의상을 입고 어설픈 일본어를 구사하던 장면에선 웃음을 엔딩 장면, 파리 에펠탑 앞에선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 엔드 타이틀이 다 올라간 뒤 히든 영상이 있다. 영화 속에 잠시 나왔던 분자 요리의 대가의 노고가 숨겨져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쉐프 (2013)

The Chef 
8.9
감독
다니엘 코헨
출연
장 르노, 미카엘 윤, 라파엘르 아고게, 쥘리앙 브와셀리에, 살로메 스테브넹
정보
코미디 | 프랑스, 스페인 | 85 분 | 201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