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앵두야, 연애하자 - 이 사랑, 내 것이 아닌가벼?

효준선생 2013. 6. 1. 08:00

 

 

 

 

 

 

  한 줄 소감 : 오랫만에 20대 여성을 겨냥한 칙릿 영화의 등장, 지갑을 여시오

 

 

 

 

 

랜만에 20대 여성관객이 부담없이 즐길만한 영화 한편이 선을 보였다. 20대 후반 싱글여성들의 경쾌한 연애담을 4명의 캐릭터에 담아낸 영화 앵두야 연애하자다. 이 영화는 3, 4년  전 유행했던 이른바 칙릿 장르를 스크린으로 옮겨낸 작품으로 도시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한국에서 여성들이 감내해야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에 연애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중, 고등학생 때는 공부 열심히 하면 나중에 대학가서 좋은 남자친구가 나타날 것이며 대학가니 나중에 취업하면 회사에서 연애하면 된다고 하건만 막상 할 거 다 해놓았지만 그토록 쉽게 나타난다고 한 남자친구는 고사하고 이젠 이상형의 남자가 누군지도 애매해졌다. 그런데 더 말도 안되는 건 그동안 뭐했는데 그 흔한 남자친구 하나 사귀어놓지 않았냐고 구박을 하는 친구와 부모님의 성화에 한숨부터 나온다. 도대체 백마 탄 왕자 만나서 시집 잘 간 친구들을 보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냐고 되묻고 싶어진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서는 길에 로또에 당첨되었다고 세계일주 여행을 떠난 부모님, 작가 지망생 앵두는 친구 셋을 불러 모아놓고 동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각자의 처지와 인생관이 다르니 이들 친구는 가끔은 싸우기도 가끔은 의기투합을 하면서도 지지고 볶고 사는 중이다.


이 영화는 본격적인 캐릭터 영화다. 등단은커녕 변변한 책 한권 낸 적 없는 작가 지망생 앵두, 글 쓰기 말고는 거의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가끔 가는 편의점 알바생에게 관심을 받는 중이다. 커피전문점 캐셔 알바에 화려한 외모의 소유자 소영, 성깔도 있지만 남자 볼 줄 아는 눈은 별로 없는 편이고 이 영화에서도 나중에 된통 열 받는 일을 만난다. 고등학교 선생인 나은, 모태솔로라고 주장하지만 같은 학교에 부임한 원어민 미국인 샘에게 관심 증폭, 하지만 엉뚱한 일로 그의 연애전선에 빨간 불이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지막으로 미술관 큐레이터 윤진, 청순미가 물씬나며, 네 명 중에 가장 멋진 커리어우먼이지만 이미 지나간 사랑만 붙잡은 채 쩔쩔맨다.

 

 


이들 네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서로 연애 좀 잘하라고 구박이지만 정작 본인들의 연애사를 듣고 있다보면 누군가를 좋아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워지는 건지, 아니면 아직 연애 운이 도래하지 않아서 그런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도 스물 여덟살이면 어린 아이들도 아닐텐데 이 처자들, 자기 반쪽은 찾을 수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제 눈에 안경이요, 짚신도 제짝이 있다며 스스로를 , 혹은 친구들을 위로하지만 돌아서면 한숨만 나온다. 그나마 내년이 되도 여전히 20대라는 걸로 위안을 삼지만 조만간 국수돌릴 일을 기대해 보는 건 영화속 각각의 캐릭터 뿐 아니라 실제로 배우들에게도 그런 희망이 읽혀졌다. 집주인이자 글 쓰는 앵두는 바로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정하린 감독의 자화상인 듯 하며 류현경을 비롯한 네 명의 여배우들에게도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았다.

 

사랑,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영화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가급적 짝짓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밀어주려고 하는 듯 하지만 일대일 도식적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해피엔딩이라는 게 반드시 그토록 목맨 사안인 짝짓기로 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좋다. 여러 훈남 배우들이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아직은 여유롭지 않은가. 둘러볼 기회라도 있는 이들은 누군가에게는 시샘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싱글과 솔로의 차이는 사랑이라는 "놈"에게 마음이 닿는 정도의 차이라고 한다. 무엇을 선택하든지 취향이니만큼 존중해주면 좋지 않을까? 이 영화가 잘되서 앵두야 결혼하자, 앵두야 학부모되자등으로 변주되어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앵두야, 연애하자 (2013)

8.8
감독
정하린
출연
류현경, 하시은, 강기화, 한송희, 배성종
정보
드라마 | 한국 | 98 분 | 201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