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작별들 - 아무도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세상에서

효준선생 2013. 5. 29. 23:36

 

 

 

 

 

 

 

 

  한 줄 소감 : 영화제에서 본 인상깊게 영화다. 많은 영화팬에게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미널에는 늘 마중과 배웅이 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과 이별에 대한 애달픔도 존재한다. 17세쯤 되는 소녀 명희와 10살이 못되어 보이는 소년 명호가 있다. 떠난 엄마를 기다리며 오늘도 터미널을 학교와 놀이터 삼아 배회한다.


영화 작별들은 중국 연변 출신의 두 아이의 눈으로 본 팍팍한 세상살이와 자신을 지켜줄 든든한 보호막이 사라졌을 때의 허탈함을 일상화시킨 영화다.

 


1 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세태, 더불어 산다는 게 더 이상 행복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말도 되는 시대,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어렸을때는 부모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했을 터 어느날 그 울타리가 해제되었을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소녀와 소년의 일상는 루즈하다. 학교도 다니지 않는다. 가방을 메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상, 사라져 버린 엄마를 기다린다며 터미널에서 방황하지만 그들의 울타리는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세상으로 발을 딛는 순간 만난 또래의 남자, 그 역시 여전히 누군가의 보호를 받을 나이지만 이미 그는 세상 물정에 눈을 떴다. 소녀에게 한 발 다가서지만 그 역시 결코 소녀와 소년의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없는 처지다.


이 영화에서는 지갑이 중요한 메타포다. 지갑안에는 돈이 있고 돈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자원이 된다. 그러나 소녀에게 돈이 든 지갑이 있을 리 없다. 결국 줍거나 훔치는 것 뿐이다. 영화속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지갑을 흘린 케이스가 자주 등장하는데 소녀의 눈앞에 놓여진 지갑은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세상살이에 영민하지 못해 가진 돈도 다 뜯기고 더 이상 버틸 힘도 없어지는 순간 소녀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늘 곁에 있을 것 같았던 동생의 부재, 소녀는 홀로 남았고 세상은 아무것도 변한 것도 그녀에게 해주는 것도 없다. 영원한 이방인으로서 그녀의 선택은 다시 터미널행이다.

 

 


빨간 색과 노란색 스웨터로 모든 장면에 등장한 소녀 역의 주다영은 이미 2009년 영화 백야행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소화한바 있었다.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어린 나이임에도 활발한 연기활동을 하고 있었다.  나이답지 않은 깊은 눈매를 가진 그녀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작별들 (2013)

Farewell 
0
감독
김백준
출연
주다영, 이주승, 정택현
정보
드라마 | 한국 | 93 분 | 201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