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라운드 업 - 부끄러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돌아보다

효준선생 2013. 5. 21. 07:00

 

 

 

 

 

   한 줄 소감 :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요즘 일본 위정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

 

 

 

 

 

사를 가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지만 유야무야 감춰둔 일을 다시 들춰내 철저하게 반성하는 건 마땅히 해야할 일다. 1942년 파리는 독일의 입김을 받고 있었다. 무늬만 자국의 수도라 하는 프랑스로서는 치욕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물밀 듯 밀고 들어오는 독일의 나찌군인들의 탱크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별로 많아 보이지 않았다. 그저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유태인을 잡아다 독일병사에게 인계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유럽이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던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유태인들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지를.

 

 


영화 라운드 업은 당시의 참상을 폭로하는 이른바 홀로코스트 무비들 중 하나다. 포위, 포박이라는 의미의 제목이 달린 이 영화에서는 프랑스 파리에서 살고 있던 유태인들을 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독일군과의 짬짜미를 해가며 잡아들였던 불편한 과거의 진실을 폭로하고 있다. 이 영화는 프랑스 영화다. 유태인 역할을 한 대부분의 배우들은 순수 혈통의 프랑스 배우들이며 레옹의 장 르노까지 유태인 출신의 의사 역으로 등장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이다. 어른들의 정치놀음의 희생양이 되어 불귀의 객이 된 그들에게 자신들이 유태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떼어버릴 수 없는 낙인과도 같은 것이다. 영화에서 유태인들은 상의 왼쪽 가슴 쪽에 노란 별을 달고 있다. 한 눈에 봐도 그들은 프랑스에선 주류가 아닌 셈이다. 어디선가 밀고 들어와 자신들의 영역을 차지하려는 그들을 곱게 볼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배척이 아닌 죽음으로 인도하는 프랑스 군인들의 모습은 지금의 후손들에겐 부끄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유태인이 주인공이 아닌 과거 잘못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대해 이를 알지 못하는 후손들에게 솔직하게 사과를 하려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기 때문에 엔딩 크레딧에서 유태인들이 잡혀갔을때 극히 소수이긴 해도 그들을 숨겨준 프랑스인들도 있었고, 군인이라 본분을 해야 하지만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던 케이스도 살짝 덧붙여 놓았다.

 

 


유태인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아픈 과거의 역사가 존재한다. 하지만 프랑스와는 달리 이웃 섬나라 위정자들은 오히려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단 한번도 다른 나라로부터 침략 당한 적이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런 우경화 발언들이 정권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을 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그 나라 사전엔 부끄러움이라는 단어가 없는 건지 이 영화라도 보면서 타산지석을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의사로 나오는 장 르노가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유태인들에게 필요한 건 제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땅(영토)”이라고, 아무리 훌륭한 인재들과 아무리 훌륭한 상술로 인류문화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유태인들이라도 제 나라, 제 땅이 없으면 괄시받을 수 밖에 없음을, 이 영화를 통해 인식시켜 준다.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제법이다.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연기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의 연기를 보는 맛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라운드 업 (2013)

The Round Up 
7.3
감독
로젤린 보쉬
출연
장 르노, 멜라니 로랑, 가드 엘마레, 라파엘르 아고게, 위고 르베르데즈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125 분 | 201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