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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국 : 천하 영웅의 시대 - 제 몸뚱아리보다 더 중요한 책략

효준선생 2013. 5. 19. 07:30

 

 

 

 

 

  한 줄 소감 : 죽음을 앞두고도 제 뜻을 세상에 펴보려고 하다니 무섭다.

 

 

 

 

 

1972년 중국 산동성에서 손빈병법이 발견되면서 사람들은 손빈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그때까지 병법의 최고봉은 손무의 손자병법으로 알고 있었기에 손빈의 병법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갔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천여 년의 일로 이른바 전국시대라 일컫는 바로 그 즈음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로 옮겨졌다. 영화 전국 천하 영웅의 시대다.

 

 


중국 역사엔 유난히 라이벌들이 많았다. 물론 다들 출중한 인재들이니 호사가의 입방아에 올랐겠지만 나와 경쟁할 만한 사람의 존재로 인해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그들의 치적은 더욱 이야깃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손빈과 방연도 바로 이 범주에서 빼놓을 수 없다. 둘다 병법의 일인자를 다투던 인물로 한 스승 밑에서 수학을 했다. 방연은 위나라에 몸을 맡기고 상장군이 되었지만 손빈은 제나라의 부름을 받고도 높은 자리에 오르기를 주저했다.

 

 


출세를 하려는 자의 처세와 맞지 않은 선택을 한 손빈은 제나라 귀족인 전기 장군의 문객이 되고 추후에야 방연의 제안으로 위나라로 옮겨간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손빈은 방연의 계략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천하에 영웅은 둘이 될 수 없는 법, 손빈은 그곳에서 빈형(髕刑) - 무릎 슬개골 주변의 근육을 들어내는 극형으로 평생 걸을 수 없는 불구로 살아야 한다.을 당했다. 불구의 처지가 된 손빈과 이제 천하를 얻을 것 같았던 방연의 대결은 2회전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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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적 배경을 갖고 시작한 이 영화엔 다소 허구적 장치들이 있다. 미모의 두 여배우를 키맨으로 설정해서 방연과 손빈 사이에서 윤활유 작용을 하게 하는데 한국의 김희선은 위나라 왕의 후궁으로 나오며 방연의 여동생이라는 설정이다. 또 제나라 전기 장군의 딸인 전석도 손빈을 사모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선 전석의 비중이 상당히 커서 김희선의 존재감이 기대에 못미치는 편이다. 어찌되었던 두 명의 책사들의 활약은 약육강식의 군웅할거 시대엔 꼭 필요한 조건이었지만 사실 왕의 입장에선 계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있으면 좋지만 쓰고 나면 토사구팽을 해야 하는 존재, 그렇지 않으면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할, 그 시대가 그랬기 때문이다. 병법의 1, 2인자들이 평생을 걸고 배웠던 것을 위정자들은 그저 소모품으로만 여긴 셈이다. 실상은 제나라나 위나라 왕들도 크게 보면 주나라의 바지 사장 정도에 불과하겠거니와 다들 천하의 일인자가 되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것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다 아는 것처럼 전국 시대를 통일한 인물은 이 두 나라의 왕이 아닌 진왕 시황제였다. 방연과 손빈, 그들의 병법은 중국 역사상 거의 최초로 실무적으로 사용된 것들이라 하겠다.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뛰어난 인물의 활약을 기록으로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지만 인생의 허무함도 느낄 만하다.

 

 


다양한 장르 영화에서 주로 주조연으로 나왔던 쑨홍레이가 주연인 손빈으로 나오며 전석으로 나오는 경첨은 그 이름만큼이나 “달코미”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전국 : 천하영웅의 시대 (2013)

The Warring States 
5.7
감독
금침
출연
김희선, 경첨, 오진우, 손홍뢰, 나카이 키이치
정보
전쟁, 시대극 | 중국 | 100 분 | 201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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