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붓다 싯다르타 왕자의 모험 - 성인의 탄생, 또 하나의 얄궃은 운명

효준선생 2013. 5. 20. 07:00

 

 

 

 

 

  한 줄 소감 : 계급사회의 폐해에 대해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자

 

 

 

 

본 만화의 신이라 불리며 아톰, 레오등의 캐릭터들을 만들어 낸 데츠카 오사무의 원작 만화를 영화로 만든 붓다 싯다르타 왕자의 모험은 잘 알려진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를 주인공으로 한 3부작 중 그 첫 번째 작품이다. 오랜 세월을 거쳐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던 만화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을 보니 간혹 아톰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다. 장성한 어른이 아닌 청소년기의 주인공들이 주요한 배역인지라 그렇게 보였다.

 

 


이 영화는 불교적 색채가 강할 것같은 종교영화라는 편견은 최소한 이번 시리즈에선 보이지 않았다. 지금부터 2500년 전 인도 동부지역에 흥기했던 쿠사라국과 샤카국(석가)의 경쟁적 다툼이 주요한 맥락이고 얼핏 보면 중국의 초한지나 삼국지를 보는 기분도 들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목과 같이 싯다르타지만 쿠사라국의 차프라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절반 이상이다. 아무래도 구도자의 길로 들어서는 싯다르타의 유년기 시절 이야기만으로는 두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채우기 벅차서는 아니었나 싶다. 이야기의 흥미도 역시 차프라쪽이 훨씬 강렬했다.

 

 


그 즈음 인도엔 불교가 생성되기 전이었지만 어떤 종교의식이 있었을 터이고, 그 보다 지금도 존속하는 계급사회의 어두운 면이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차프라는 노예 출신이자 어머니와 떨어져 성장하면서 나중에 쿠사라국에서 장교가 되지만 그럼에도 노예 출신임을 속였다는 죄명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모습이 계급사회의 굴레가 그 시절 인도를 얼마나 옥죄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계급에서 벗어나지 못한 차프라와는 달리 예언가의 宗旨를 받고 세상에 태어난 싯다르타는 차프라와는 완전 반대의 세상에서 산 인물이다. 왕족의 후예로 별다른 노력없이도 왕위가 보장된 상태고 비록 쿠사라국의 도발로 다소 위태로운 정국이지만 그래도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에게 차프라는 경쟁상대가 아닌 동정의 대상일뿐이었다. 이 두 사람이 전쟁터에서 조우한 일도 있지만 아무래도 핵심은 싯다르타가 왜 생명을 죽이는 것에 그토록 연민을 두고 있게 되었을까였다.

 

 


어릴 때부터 동물 사냥도 못하고 무예 훈련 시에도 아무리 적이지만 살생이 참으로 싫었던 그. 참혹한 전쟁터에서의 모습에 그는 왕위를 버리고 혼자 숲 속으로 들어가 구도자의 삶을 살기로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세상에 평화가 도래하고, 모든 이들이 자비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서로를 죽여야 제가 사는 세상에서 싯다르타가 주창한 이념들이 하나의 종교가 되기까지는 아직도 머나먼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시리즈에선 종교적 색채보다 사회의 모순과 개인의 통찰등이 훨씬 더 비중있게 다루어졌다. 일본인이 바라본 타국의 문화라 하니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깨끗한 영상과 낯설지 않은 이야기 전개로 인해 재미나 교육적 측면에서도 모자름이 없어 보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붓다 : 싯다르타 왕자의 모험 (2013)

5.9
감독
모리시타 코조
출연
최불암, 요시나가 사유리, 사카이 마사토, 요시오카 히데타카, 오리카사 아이
정보
애니메이션, 드라마 | 일본 | 113 분 | 201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