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몽타주 - 부모된 마음의 서로 다른 방식

효준선생 2013. 5. 17. 07:00

 

 

 

 

 

   한 줄 소감 : 스릴러 영화로서 시나리오 틀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국에 IMF구제금융이 시작된 1997년 겨울, 외신과 소위 경제 전문가들은 IMF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각자의 소견을 쏟아냈다. 그중 하나가 인상적이었는데 “한국은 앞으로 최소 20년 동안은 IMF의 그늘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런 글이었다. 비록 IMF는 예상보다 빠르게 한국에서 물러났지만 그건 대기업과 텅 빈 국고에 얼마간의 달러가 채웠다는 걸 의미할 뿐 당시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과 자영업을 하다 문을 닫은 서민들에겐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상처일 뿐이다.

 

 


영화 몽타주엔 두 개의 사건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아동유괴를 중심으로 공소시효의 문제점등을 효과적으로 삽입했다. 그러나 이야기의 시작은 역시 IMF였다. 1997년 여름, 이미 전조는 작은 영세업체에서 시작되었고, 이 영화의 키맨 역시 당시 힘겨워하던 인물로 나온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범죄를 저지르고 반사회적 인물이 되어 살아야 하는 신세라는 점은 많은 이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그 안에 숨어 있던 부모되는 심정을 헤아린다면 이 영화 속 “그”는 그저 능지처참이라도 받아야 마땅할 그저 나쁜 악한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범죄극에서 범인을 맞춰본다는 건 이야기 극 흐름의 스릴러적 요소 이상의 묘미가 있다. 설령 자기가 찍은 인물이 범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언젠가 드러날 진실을 마주대할때의 쾌감, 그런게 범죄 스릴러 장르 영화의 장점이다. 그런점에서 이 영화는 구성과 영화적 질감 상당히 좋은 편이다.


앞서 말했지만 15년 전 발생한 사건이 공소시효를 앞두고 당시 담당 형사와 피해자의 가족이 처한 심리적 공황, 그리고 유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터지는 긴장감과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보지 못한 플롯으로 엮이면서 클라이 막스로 달린다. 그 기분은 칙칙한 범죄의 현장과 상관없이 상큼하기까지 했다.

 

 


이 영화는 작년 늦은 가을에 개봉한 내가 살인범이다와 흡사한 면이 없지 않다. 일단 범인에 대한 의외성, 그리고 진실이 밝혀질때까지 관객을 혼란으로 빠뜨린다는 점, 그리고 그 영화에서 가장 흉악한 놈으로 나왔던 배우가 이 영화에서 적지 않은 비중의 배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등이다. 만약 그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두 영화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한 아이의 부모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의 부모가 되어 보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쉽게 다가서지 못할 모성애, 혹은 부성애. 표면적으로는 배우 엄정화로 대표되는 모성애가 부각되지만 부성애 역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아이에 대한 모성애와 차마 떠나 보낼 수 없는 부성애가 충돌을 하고 그 사이에 끼어버린 한 형사의 고뇌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이 영화는 후반부 반전을 타당화시키기 위해 앞선 부분에서 여러 가지를 보여준다. 카메라가 “툭” 하고 멈추는 곳에 숨은 그림들이 있으니 유심히 봐야 하는 건 불문가지다. 그리고 후반부 나레이션을 통해 설명되는 “왜?”의 장면과 맞춰본다면 한결 이해하기 쉽다. 15년 전의 그 사건과 현재의 사건, 그리고 이야기의 두 축이 되는 배우 엄정화, 송영창의 화면이 뒤섞이면서 혼란스럽지만 그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행위가 대범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몽타주 (2013)

Montage 
9.1
감독
정근섭
출연
엄정화, 김상경, 송영창, 조희봉, 정해균
정보
스릴러,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1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