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위대한 개츠비 - 상류사회에서 착근하고 사는 법

효준선생 2013. 5. 16. 07:00

 

 

 

 

 

   한 줄 소감 : 치정 멜로지만 미워할 수 없을 정도로 수려하다

 

 

 

 

화 위대한 개츠비는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을 택하고 있다. 그런데 극중 작가이자 펀드 매니저로 나오는 닉이 바로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눈이다. 1920년대가 시작되자 미국은 기존의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신흥강국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버블시대의 도래였다. 사회는 팽팽하다 못해 데카당스한 기류가 넘쳤고 주가의 폭등과 불법이 자행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자본주의의 전면 등장으로 부자들은 돈 무서운 줄 모르고 펑펑 써댔고 이른바 상류사회의 그들은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개인적 호화가 무엇인지 몸소 겪던 시절이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자도 깊어졌다. 부자가 더 많이 가질 수록 빈자는 더 많이 내주거나 빼앗겨야 했고, 어린 개츠비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늘 비슷한 수순을 밟듯 집을 떠나 호구지책을 찾아다녔고 그에게 운과 인복은 그를 상류 사회의 일원으로 끌어 올렸다. 전쟁과 사회 혼란이 만들어준 행운아였다.


이 영화 주인공은 물론 개츠비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남자는 바로 닉이다. 그는 이웃의 호화주택에서 사는 한 남자의 미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의 초대로 그의 일상으로 점점 깊이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자신과도 완전하게 무관한 사람이 아님을 알고는 그의 행동을 더욱 주시하게 된다.

 

 


개츠비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인물이 아니다. 시끄러운 사회속에서 정말 운좋게 피어난 한떨기 연꽃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과거에 대해서는 잘못알고 있거나 관심이 없다. 그저 그가 가진 부를 통해 지금을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의 저택에서 날마다 펼쳐지는 더할 수 없이 화려한 쇼, 그 안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온갖 향락을 만끽하면 그만일 뿐이다.


하류계층이 상류계층으로 올라가는데 필요한 사다리가 그저 돈이면 충분하다는 설정은 지금도 어느 정도 유효하지만 비슷한 과정을 통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부자들에겐 개츠비의 실체가 다소 못마땅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사회계층적 모순과 해결엔 관심이 별로 없다. 대신 닉의 사촌인 데이지라는 여성과 개츠비의 사랑과 연정 그리고 비련의 주인공으로서의 그에게 초점을 맞춘다.

 

 


향락은 공고한 사랑과는 반대적 의미다. 오늘은 누군가의 품에서, 내일은 또 다른 누군가의 품에서 잠들 수 있다고 믿는다면 온전한 사랑이란 공염불일 수 밖에 없다. 이 영화 속에선 두 세 사람의 여인들이 등장한다. 물론 수동적인 사랑의 오브제들이다. 남자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녀들의 선택은 현실적일지 모른다. 남자들이 사랑을 찾아 동분서주 하는 가운데서도 그녀들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간택받기를 원하는 여인네들처럼 군다. 설사 엄청난 사고로 인한 후유증이 발생해도 흑기사가 와줄 것이라고 믿는 것 처럼.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복잡해 보이지만 모두 사랑과 질시의 그것들로 이뤄져 있다. 그들을 교통정리는 하는데 타인의 힘은 그다지 필요없어 보였다. 가진 건 돈이고 돈은 그 당시 사회와 그 구성원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대신 도덕적 결함으로 사랑의 眞僞를 구분할 뿐이다.

 

 


혼돈의 시절,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자이듯, 이들의 운명도 엇갈린다. 위대한 개츠비는 과연 어떤 운명 속에 자리할까? 그리고 닉이 붙여준 개츠비의 형용사 우대한은 어떤 의미였을까? 소중한 것은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빨리 지나간다고 하는데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면 그 말이 거의 맞는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9.8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 아일라 피셔, 엘리자베스 데비키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