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니치 - 딜레마에 빠진 부성애, 고군분투하다

효준선생 2013. 5. 12. 07:30

 

 

 

 

 

   한 줄 소감 : 액션물이지만 주먹이 아닌 머리와 심장으로 풀어낸다

 

 

 

 

 

화 스니치는 근래 들어 본 액션 영화 중에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배우들 중에는 그의 등장에 일단 믿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엔 드웨인 존슨이 그들 중 한 명이다. 엄청난 덩치에 비해 결코 악한 역은 하지 않는, 그렇다고 무턱대고 주먹이나 발길질을 해대지도 않는 정의의 사도같은 캐릭터라는 생각때문이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그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이미지를 남겼다. 바로 아버지의 이미지다.

 

 


최근들어 아버지의 활약상을 두드러지게 그리는 영화들이 부쩍 늘었다. 심하게 말해서 아버지의 부재가 사회에 만연했다고도 말하는 요즘 영화에서나마 아버지들의 분투를 그리는 건, 그렇게 해서라도 아버지의 모습을 기다려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 속 아버지는 드웨인 존슨 한 명이 아니다. 모두 세 명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은 아버지의 품이 필요한 연령대의 아이들이다. 운수업으로 자수성가해서 일약 사장 소리를 듣는 아버지, 마약배달을 하다 감옥에 다녀와 새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아버지, 그리고 멕시코 마약왕으로 그 역시 아버지다.

 

 


이들 아버지들의 운명은 서로가 서로를 돕거나 혹은 제거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야말로 애매한 관계다. 얽히고설키게 된 데는 사장님 아들의 어리석은 실수가 시발이 되었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해서 감옥에서 썩어야 할 젊은이을 구제하는 아버지의 모습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이 영화가 짜임새가 있게 흘러갈 수 있었던 요인 중엔 딜레마의 모습을 여러 군데 보여주는데 있다. 예를 들어 형기를 줄이기 위해서 다른 마약 사범을 엮어 넣으면 된다. 말은 쉽지만 세상에서 가장 흉악하다는 마약 사범을 어떤 방법으로 찔러 넣을 텐가 설사 출옥을 한다 해도 후환이 두렵다. 또 하나의 딜레마는 그 아들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그 아들의 빼내기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만약 죽게 되면 지금의 아내와 어린 딸은 또 어찌되겠는가.

 

 


딜레마는 또 등장한다. 과거에 알고 지냈던 마약 사범을 소개해주는 댓가로 상당한 돈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을때 가난한 트럭 운전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시 그 바닥에 발을 담가야 한다는 사실을 정말 싫지만 밤에 일나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이런 딜레마들은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았다. 앞으로 전진해나갈 뿐인데, 그 사이에 뱀 또아리 처럼 버티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과정이 사뭇 진지하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주먹다짐 이런 게 아니라 심리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이 끼어든다. 그리고 그 작전 사이에 관객들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지뢰도 있다. 제 아무리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해도 순서와 절차가 있고, 그가 슈퍼맨이 아닌 그저 평범한 아버지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드웨인 존슨은 단 한번도 그 육중한 몸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기가 가장 잘하는 트럭을 몰고 가며 카 체이싱을 하는 정도인데, 액션물에서 주먹질은 겉보기에만 화려할 뿐 알찬 속살은 스릴러가 강한 드라마에 있음을 이 영화가 대변해주는 듯 하다.  


어버이날이 들어있는 5월, 역시 자식을 지켜주는 아버지의 고군분투가 생각이상으로 잘 뽑혀 나온 것 같다. 거기에 멋진 사장님의 마음 씀씀이 까지 보너스로 추가되어 있어 보고 나서도 므훗해진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스니치 (2013)

Snitch 
8.3
감독
릭 로먼 와우
출연
드웨인 존슨, 베리 페퍼, 존 번달, 수잔 서랜든, 마이클 케네스 윌리암스
정보
액션 | 미국 | 112 분 | 2013-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