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다크월드 3D - 시베리아 날씨만큼이나 신묘한 판타지

효준선생 2013. 5. 6. 09:27

 

 

 

 

 

  한 줄 소감 : 독특한 질감의 하이브리드 러시안 판타지

 

 

 

 

 

화 다크월드 3D는 어드벤처 무비지만 러시아특유의 판타지스러운 무속신앙과 거기에 특수 부대의 개입으로 인한 다소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들, 거기에 세기말 적 분위기를 조장하는 장치들이 뒤섞여 딱히 이런 영화라고 정의하기 어렵다.


이 영화는 미모의 여대생 마리나의 눈과 입장에서 이야기를 헤쳐 나간다. 학교에선 그다지 인기가 없는 걸로 나오지만 그녀를 주목하는 한 남학생의 시선도 나중엔 큰 역할을 하게 되는 도화선이 되고, 오히려 그녀가 관심을 둔 남학생은 별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런 삼각관계가 이 영화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나중에 조금씩 밝혀진다.

 

 


민속학 교수와 함께 남녀 대학생이 시베리아 삼림 속으로 들어가면서 영화는 모험담을 풀어놓기 시작하는데, 그냥 그런 수준이 아니라 과거의 어떤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설명해준다. 그런데 그 사건이라는 게 지극히 현실적이질 않다. 우주 천체 현상과도 관련이 있고 무속과도 관련이 있다고 하며 분위기를 묘하게 잡아간다. 우연히 발견한 미이라와 그 이후 마리나의 이상한 신체 변화. 그리고 그들을 쫒는 한 무리의 정체불명의 사나이들. 이들은 대체 어떤 목적이 있길래 힘도 못쓸 것 같은 대학생들을 괴롭히는가.


이 영화는 러시아의 시베리안를 장소를 택하고 있지만 사건의 발발, 이야기의 전개는 헐리웃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추가로 러시아에서만 있었을 법한 모종의 사건과 분위기를 잡는 용도의 신앙적인 추임새들이 들어간다. 마리나가 미모의 여대생에서 흉측하거나 신묘한 분위기의 전혀 다른 이미지로 탈변함에도 이야기의 진척인 상당히 복잡하다.

 

 


이야기의 건너뛰기도 많은 편이다. 피아를 구분하기 쉽지 않은 마당에 추격과 도망이 반복되고, 그럴 때마다 점프컷이 요동을 치는 데 등장인물들의 죽음이 설득적이지는 않다.


영화 말미에 가면 본격적인 액션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른바 마법사와 신이 들린 마리나와 친구의 활약이 애를 쓰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엇을 위해서인지 깔끔하게 설명을 해주는 대신 생각지도 못한 크리처들의 등장은 그 결말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죽은 자도 저주에 의한 것임에 억울한 죽음이라면, 이유도 제대로 모른 채 이승을 하직했다면 그것도 억울한 셈이다. 멀쩡한 젊은이들의 모험담에 인간이 제어하기에 너무나 힘들어 보이는 상황의 반복에 다소 놀라기도 했고, 생각 외로 다양하게 등장하는 와이어 액션과 컴퓨터 그래픽이 러시아 대사가 아니었다면 어느나라 영화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뻔 했다.

 

 

 


민속 박물관 같은 곳에 가면 오래된 가면 하나를 보면서도 흠칫 놀라곤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닐 수도 있다. 오래전 누군가가 저 가면을 쓰고 겪었던 신산한 삶의 일부가 느낌으로 전해져서다. 이 영화는 그런 알쏭달쏭한 판타지로 엮어놓은 결과물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