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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 - 오빠만 믿어!!

효준선생 2013. 4. 28. 10:10

 

 

 

 

 

   한 줄 소감 : 짱구는 못가는 곳이 없구나

 

 

 

 

 

짱구나 크레용 신짱으로 잘 알려진 일본만화영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는 제목만큼이나 비교적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구에서 친구들과 놀던 짱구가 이번엔 외계인을 따라 머나먼 외계행성에 간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런 모양이다.


좁디 좁은 일본 땅에서 해야 할 소재가 고갈이 된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외계로 가게된 사연이 기가 막힌다. 물론 거기에 어린 동생 짱아와의 동기간의 우애도 살짝 곁들여 어린 관객들에겐 교육적 효과도 가미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선 주인공이 짱구가 아니라 짱아다. 아직 말을 못하는 유아인 짱아가 졸지에 외계행성과 지구를 모두 지킬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니 다소 과장된 설정이지만 외계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만큼 지구인의 삶이 팍팍함을 엿보게 해준다.


그들은 짱아를 자기네 별의 공주라 칭하며 떠받들지만 관건은 바로 행복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자기네 별도 사정은 그렇지만 특히 형제 별인 지구에 이 행복 바이러스가 부족해 한마디로 썪어 가고 있다는 말인데, 이게 말도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영화에서 표현되는 그림을 보면 타당한 것 같다.

 

 


우리가 하루를 일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상황을 이렇게 얘기하는데, 상대적으로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범죄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그 별 사람들의 일상을 비교해주는데, 이상향이란 무엇이냐에 대해 영화는 어린이 시각이 아닌 어른 시각으로 펼쳐놓고 있다.


하지만 어린 딸을 구국의, 아니 우주를 구원할 구세주로 머나먼 외계의 별에다 놓고 올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즉, 대국적 차원에서 딸을 남겨두겠느냐, 아니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데리고 가겠느냐 하는 고민에 빠지게 하고, 이 문제를 영화 초반, 먹을 것을 가지고 다투던 오빠 짱구의 결단을 촉구하게 한다.

 

 


영화 후반부 짱구와 부모가 짱아를 찾으러 가는 부분에선 기술적인, 이야기 구조적으로 액션을 상당히 가미한다. 약간 현기증이 일어날 것 같은 장치에다 그들로서는 할 수 밖에 없는 이른바 블로킹을 해야 하기에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 전개들이다.


여동생을 위한 마음 씀씀이가 짱구에게서 어떻게 발현이 될 지, 그리고 만약 짱아가 다시 지구로 돌아가 한 개구쟁이의 여동생으로만 남게 되면 온 우주의 평화는 과연 어떻게 지켜질지 영화는 자못 균형감있는 해법을 내린다.

 

 


이번 시리즈에서 나레이터는 외계 행성의 수장이 맡아서 하고 논리적인 대사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짱구의 캐릭터야 기존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좀 더 의젓해진 것 같고 엉덩이 춤도 여전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선 액션가면 사달라는 얘기는 한번도 나오지 않는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 것 같다.  훈이를 비롯한  지구의 친구들의 역할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특색이다. 아무튼 짱구가 우주로 진출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던 이번 시리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 (2013)

9.9
감독
마스이 소우이치
출연
박영남, 여민정, 야지마 아키코, 나라하시 미키, 후지와라 케이지
정보
애니메이션, 코미디, 가족 | 일본 | 111 분 | 201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