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해피 이벤트 - 그녀를 이해해 달라는 말 한마디

효준선생 2013. 4. 27. 07:30

 

 

 

 

 

    한 줄 소감 : 결혼은 현실이라는 또 하나의 이야기

 

 

 

 

 

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도 철저한 계획하에 이뤄진다고 볼때 불쑥 난데없이 생긴 아이 때문에 어찌해야 될지 고민을 하는 부부들에겐 아이는 과연 짐이 될까? 설마 그렇게 생각하는 부모가 어디에 있겠냐마는 프랑스의 부부 바바라와 니코는 이 문제를 놓고 겉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모로, 속으로는 남모르는 불안과 우울로 고심하고 있다.

 

 


영화 해피 이벤트는 이 부부의 잠자리에서 시작한다. 아이가 생기고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부부는 한편으로는 기쁨 속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 속에서 새로운 탄생을 기다린다. 아이가 잉태되고 태어나기까지의 38주 동안의 시간을 영화는 상당 분량으로 할애한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장면부터, 임산부의 신체 변화를 마치, 과학 다큐멘터리처럼 비교적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 와중에 알게 모르게 엄마 바바라의 심리 상태가 조금 들어가 있긴 한데 그 누구도 모성애를 의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여자 아이가 태어나고 부부는 전과 다른 삶에 내쳐진다. 둘만 알콩달콩 살았을 때와는 다른, 부부의 모든 생활은 우는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여기엔 아빠 니콜라스의 역할도 커보였다. 회사에 나가랴 아이 돌보랴, 간혹 토라진 아내의 비위도 맞추랴, 게다가 자연스런 모유 수유를 고집하는 아내 탓에 난감한 적도 있다. 그렇게 해서 9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아이지만 이젠 눈도 맞출 줄 아는 귀여운 꼬마가 되었건만 엄마는 조금 씩 전과 다른 모습을 비춘다.


나름대로 공부 좀 했다고 하는 여자, 결혼과 학업을 병행하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임신과 출산을 하고 난 뒤엔 정말 여의치 않았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프로젝트도 빼앗기고 논문 지도 교사도 그녀 보기가 전과 다르다. 예전에 이러지 않았는데 아이를 키우며 세상물정에 자꾸 뒤처지는 것 같아 요즘 신경질만 부쩍 늘었다. 그렇게 선택과 별거 생활, 아내는 친정으로 가고 아이는 아빠가 돌본다. 이들 부부에겐 도대체 어떤 일이 생긴 것이며 결과는 어떻게 될까

 

 


영화의 줄거리는 프랑스 젊은 부부의 이야기로만 국한 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보편 타당하다. 양육이 엄마의 전권이자 의무라던 예전과는 달리 여성의 사회 참여가 많아지면서 양육문제는 보다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 뒷받침을 운운하지만 결코 엄마의 자리를 완벽하게 커버해 줄만한 건 없어 보인다. 특히 시어머니는 자기가 남편을 키웠을때의 이야기를 꺼내면 격세지감도 느끼지만 자신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할 것 같아 씁쓸하다.

 

 


영화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게 된 부부의 별거 생활을 보여주면서 비교적 현명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아내를 낳고 기르는 모습이 여과없이 등장하다 보니 여배우의 몸의 노출이 빈번하고 수위도 높은 편이다. 대역을 썼겠지만 수유하는 모습과 샤워장면등도 숭고한 엄마라는 이미지로 받아들이기에 여배우의 노력이 지난해보였다. 마치 제 자식을 기르는 것 같은 정이 느껴진다.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와 아이를 가질 생각인 신혼 부부에게 권할 만한 영화다.

 

 


얼마 전 개봉했던 만화 영화 아기 기린 자라파의 남자 감독 레미 베잔송이 만들었다. 그런데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여성의 숨결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 영화에서 자라파 영상이 잠시 등장하기도 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해피 이벤트 (2013)

A Happy Event 
9
감독
레미 베잔송
출연
루이즈 보르고앙, 피오 마르마이, 호시안 발라스코, 티에리 프레몽, 가브리엘 라주르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프랑스 | 109 분 | 201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