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레옹 - 아저씨 어디가?

효준선생 2013. 4. 23. 07:30

 

 

 

 

 

  한 줄 소감 : 좋은 영화는 언제 봐도 좋다

 

 

 

 

금도 그런지 모르지만 예전엔 프랑스 문화원이 영화팬들의 프랑스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1995년만 해도 프랑스 영화엔 일정 수준의 전형성이 있었고 그걸 받아들이는 한국 영화팬들에게 어느 정도 선입견이 존재했다. 거의 대부분이 멜로나 로맨스에 달달하다 못해 느끼한 수준의 무드 드라마라는. 하지만 이 해 프랑스 감독 뤽 베송은 레옹이라는, 포스터만 봐서는 결코 프랑스 영화 같지 않은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래켰다. 개봉한 이후, 사람들은 헐리웃 냄새가 나는 프랑스 영화라고 했고, 이어 그의 영화엔 딱지가 붙었다.

 

 


영화 레옹이 세 번째 개봉을 했다. 98년에도 한 번 재개봉을 한데 이어 이번엔 디지털 리스마스터링이라는 기술적 과정을 거쳐 비교적 깨끗한 화질로 극장에서 관람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들어 과거의 인구에 회자되었던 걸작들이 극장에 다시 걸리고 있다. 이른바 붐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예전에 한 번 본 영화를 다시보려는 심리는 그저 추억을 되살리고픈 향수병 말고도 또 있다. 요즘같은 때 구해보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인터넷등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지만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앞선 볼거리와 이야기를 제공한 이 걸작을 다시 보고픈 마음이 큰 것 같다. 또는 청불 영화인 이 영화를 당시엔 나이제한에 걸려 보지 못한 어린이들이 이제 어른이 되어 극장에서 떳떳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된다.

 

 


옛날 영화라는 편견을 가지고 보지만 않는다면 이 영화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비교적 긴 러닝타임이지만 중간에 시계를 볼 틈을 주지 않을 만큼 편집도 잘 된 편이고 이웃집 아저씨에 의지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가는 어린 소녀의 당찬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젠 훌쩍 자라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나탈리 포트만의 로우틴때의 모습하며, 장 르노와 개리 올드만등 의 명배우의 과거 모습이 약간은 촌스러운 패션과 함께 나름 멋지게 등장하는 것도 좋았다.

 

 

 

첫 번째 개봉당시 비디오로 빌려다 본 영화 레옹을 큰 극장 화면으로 본 감상은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부분적으로 기억나지 않았던 것을 확인도 했고, 그 사이에 이런 저런 영화를 통해 이들 배우들의 흔적과 이 영화 줄거리와 흡사한 다른 영화들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기 때문이다. 

 

 

 

마약 운반책의 딸과 킬러로 살아야 하는 운명의 한 남자의 조우는 2010년 여름 대박을 친 한국 영화 아저씨와 궤를 같이 한다. 이렇듯 영화 레옹은 수많은 영화에 힌트를 준 셈이고, 가끔은 아슬아슬한 감정의 넘나듬으로 인해 구설에 오른바도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프랑스 영화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감독은 프랑스 사람이지만 주인공 레옹은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온 남자로 설정되고 그리고 무대가 되는 곳은 뉴욕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당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홍콩 느와르 영화에서 모티프를 따왔다고 하던데, 물론 그런 냄새도 많이 난다. 어찌되었든 우유 두 팩, 동그란 뿔테 안경과 토끼인형, 마틸다의 야상과 화분등 인상적인 코드도 기억이 난다. 이런 기억은 모두 추억으로 다시 한번 각인될 것이며 또 어떤 추억의 영화들을 극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대도 된다. 엔딩으로 흘러나온 스팅의 노래가 여운이 길게 남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레옹 (2013)

Leon 
9.6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게리 올드만, 대니 아이엘로, 피터 애펠
정보
액션 | 프랑스, 미국 | 132 분 | 201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