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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 위드 러브 - 우디 앨런曰; 유럽 어디까지 가보셨슈?

효준선생 2013. 4. 21. 07:31

 

 

 

 

 

  한 줄 소감 : 우디 앨런표 영화를 지속적으로 기대하게 만들다.

 

 

 

 

 

디 앨런이 자기 영화에서 적지 않은 분량으로 등장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기 냄새나는 영화를 고집해 왔던 베테랑 감독이 이젠 유럽에서 어느 정도 가야할 길을 찾은 모양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딸을 만나러 이탈리아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그는 또 한번 코뮤니스트에 대한 일갈을 했고, 도착한 뒤 아내와의 대화에서는 여전히 일 중독자 같은 모습을 버리지 못한 은퇴자로 나왔다. 치켜올린 바지춤과 깐깐해보이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영화가 막 시작했는데도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아이러니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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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 위드 러브는 모두 4편의 단편이 로마라는 매개로 엮인 이른바 하이브리드 퓨전 옴니버스 영화다. 하지만 제목처럼 러브의 컨셉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다. 4가지 이야기에 사랑이 완전히 빠진 건 아니었다. 로마여행에서 현지인과 만나 사랑에 빠진 딸의 이야기,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삼각관계, 그리고 로마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길을 잃고 우연히 유명 배우를 만난 어느 신부, 마지막으로 지극히 평범했던 직장인이 졸지에 유명인 대접을 받으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이 그것들인데, 물론 이들 영화 전체의 디렉팅은 우디 앨런이 도맡아 했겠지만 아무래도 각각의 영화에 출연하는 소위 이름 값 좀 하는 배우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페넬로페 크루즈가 남자를 유혹하는 콜걸로 등장한다든지, 알렉 볼드윈이 마치 유령처럼 조언자로 나온다든지, 이탈리아의 명배우 로베르토 베니니가 과장된 화제인물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건, 배우에 대한 배려가 아닌 이상 감독의 일방적인 설정만으로 될 일은 아닌 듯 보였다. 아무튼, 그들과의 협업은 적지 않은 웃음과 해프닝을 만들어냈고, 배경으로 적극적으로 등장하는 로마 곳곳의 관광지 역시, 이야기 전개 이상의 관심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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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배경이 굳이 로마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건 아니다. 이 영화엔 상당수의 유력 인물들이 배역에 참여했고 그들 이탈리아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재미를 담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우디 앨런의 예비 사돈으로 나와 기발한 성악장면으로 웃음을 준 배우는 실제 이탈리아의 유명 성악가이고, 그들 가족 역시 그렇다. 이탈리아 배우들의 면면은 전작인 미드나잇 인 파리의 비교적 촘촘한 이야기 구조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보상효과를 한 셈이며, 이 영화 보고나서 나도 로마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 사람, 얼마나 될까?

 

 


그럼 왜 이 영화를 마치 관광홍보영상물처럼 만들었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형적인 미국인 우디 앨런이 처한 여러 가지 현실에 비추어 유럽은 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디딤돌이라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비록 유럽에서 영화를 찍고 있지만 그의 영화엔 미국배우들이 주요인물로 등장하고, 이젠 그의 사단이라고 할 만한 배우들의 리스트도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4가지 이야기가 편차가 있기에 몰입하기 힘들었다고도 하지만 이참에 어떤 흐름의 영화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지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디 앨런의 다음 작품은 어떤 주제일까 라는 궁금증보다 어디서 찍을까가 더 궁금하다면 당신도 이제 슬슬 우디 앨런의 팬이 되어가는 셈이다. 그만큼 그의 영화가 만들어내는 특정한 아우라에 적응이 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근데, 영화 속 아코디언 선율이 참 마음에 든다. 노스탤지어를 마구 자극하는 것 같다. 파리나 로마가 바로 그런 곳이기에 잘 어울린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로마 위드 러브 (2013)

To Rome with Love 
8.7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알렉 볼드윈, 엘렌 페이지, 제시 아이젠버그, 페넬로페 크루즈, 로베르토 베니니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 111 분 | 2013-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