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테이크 다운 - 두 남자의 총부리가 한 곳을 향하다

효준선생 2013. 4. 18. 07:11

 

 

 

 

 

   한 줄 소감 : 홍콩 느와르 영화의 영국 버전

 

 

 

 

 

혈 형사와 거물급 악당이 서로 쫒고 쫒기는 신세에서 어느 순간에 둘다 모종의 계략에 빠졌음을 알고는 하나가 되어 덩치가 무지 큰 조직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다는 설정은 이미 본 기억이 있다. 1989년 한국에서 개봉해서 영웅본색에 버금가는 스코어를 거둔 첩혈쌍웅이 그것이다. 이미 대스타가 된 주윤발은 말할 것도 없이 당시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수현을 독보적인 관심주로 끌어올린 영화다. 이 영화의 흥행 때문에 한국에 수입되는 홍콩영화들의 큰 특징이 스타배우+다크호스로 흥행하고 추후엔 다크호스+ 무명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끌고 나갔다.

 

 

 


아무튼 이 영화는 등을 질 수 밖에 없었던 조직원 출신인 주윤발과 형사출신인 이수현이 나중엔 서로를 위해 정말 나쁜 조직을 위해 총을 겨눈다는 설정에 몹시 흥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유치한 설정이지만 남자간의 우정과 의리, 이런 키워드가 제법 먹혀들었고 그 둘 사이에 있었던 눈먼 엽천문의 사정도 어찌나 가슴이 아렸는지 뜨거운 청춘들의 마음을 위무해주는 걸로는 최고였지 않았나 싶다.

 

 


영화 테이크 다운을 연출한 에란 크리비 역시 홍콩 느와르 영화광으로 알려졌고 그런 류의 영화를 만들려고 애를 썼다는 글을 읽었다. 물론 이 영화는 영국 런던으로 배경으로 제임스 맥어보이와 마크 스토롱이라는 영국 배우들의 차지였지만 전반적으로 흐르는 정서는 느와르다. 좀 오래된 장르의 틀 안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수싸움이 촌스럽지 않았던 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정련된 이른비 스타일리쉬 액션 코드라는 장치때문이다. 총에 맞더라도 보다 멋지게, 공중에서 떨어지더라도 보다 과감하게, 그런 장면들로 연출되다 보니 눈요기로는 충분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액션만으로 우겨넣은 영화는 아니다. 액션의 비중도 생각보다 크지 않다. 대신 더 큰 조직이라는 게, 예전처럼 돌을 던질 수 있는 정말 악의 무리들이 아니라 늘 정의의 편에 선다는 권력조직의 일부분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왜 저런 짓을 하고 살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조직은 나름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희생에 대해 눈 한번 감고 말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자신들의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때의 비보가 그들에 의해서 저질러진 것임을 암시했을때 총구가 어딜 향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각자 서로를 향해 달리던 두 사람이 이제는 같은 방향을 향해 달리는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영화는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간간히 런던의 야경을 비추고 총격전을 보여주긴 하지만 엄청나게 큰 스케일의 영화는 아니다. 두 주인공의 매력이 더욱 빛날 뿐이다. 더불어 지난 번 영화 섀도우 댄서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선 보인바 있는 여배우 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비운의 여자로 등장한다. 이 영화가 잘되면 홍콩에서 2탄을 찍어보겠다는 감독의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다음 영화는 보다 신선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테이크다운 (2013)

Welcome to the Punch 
10
감독
에란 크리비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마크 스트롱,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데이빗 모리시, 피터 뮬란
정보
액션, 어드벤처 | 영국, 미국 | 100 분 | 2013-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