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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생생활활 - 다 끝내지 못한 故 박철수 감독의 성담론

효준선생 2013. 4. 10. 12:00

 

 

 

 

 

  한 줄 소감 : 궁금했고, 해소했다. 이게 바로 그것과 닮았다.

 

 

 

 

 

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베드(BED),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을 통해 최근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감독이 있다. 노장 감독이라는 칭호가 별로 였겠지만 어찌되었든 故 박철수 감독의 유작이 된 영화 생생활활은 그가 최근에 천착해온 성에 대한 까발림으로 잔뜩 채워놓은 옴니버스 영화다. 이런 스타일을 옴니버스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찍은 분량을 일렬로 세워놓으니 100분이 나왔다.

 

 


영화는 생활이라는 단어를 중첩시켜 마치 삶의 장면들을 도려낸 내용으로 된 것 같지만 그는 인간의 삶 속에서도 유독 성욕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을 담아냈다. 그 성욕이라는 게 하나같은 일탈적이고 심지어는 변태적인 풍취까지 내는 바람에 모든 관객들이 환호할 내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그 상상의 범주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다시 말해 이 영화에서 눈에 보이는 이미지라는 건, 2차 성징이 시작되고 어른으로 향할 무렵의 혈기왕성한 시절에서 시작해 이제 갈 날이 멀지 않은, 그래서 겉보기에는 성욕은커녕 운신할 힘도 없어 보이는 노인에 이르기 까지 살면서 상상하고 은밀하게 감춰온 깊은 이야기들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 이유로 20여개의 작은 에피소드들 중엔 잘 공감이 안 되는 시츄에이션도 있지만 간혹 저 이야기는 내가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에게 해 준 이야기 같다는 착각을 할 정도로 딱 맞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걸 하나 둘씩 모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감독의 의도는 출중하다. 최근 그의 뮤즈라 불릴 정도로 빈번하게 그의 영화에 출연한 바 있는 오인혜는 이 영화에서 링커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연구원, 진행자, 기자등등.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애매한 부분이 생기면 투입되어 간혹은 열정적인 몸매를 한껏 드러내기도 하고 간혹은 일부러 저러나 싶을 정도로 꽁꽁 싸매고 등장하기도 한다. 하기사 그녀의 직업이 무엇이든 거기에 관심을 둘 관객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정말 야한 장면을 보여주는 건 그녀가 아니다. 오프닝 시퀀스와 엔드 크리딧을 장식하는 두 명의 전라 무용수의 춤 사위와 영화 중반부 벌거벗은 채로 맞선 보는 두 남녀의 체위장면은 다소 센 편이다.

 

 


여러 가지 형태의 성적 담론이 제기되지만 결론은 하나로 통일되지 못한 것 같다. 감독의 유고로 말미암은 탓도 있을 테지만 개개인의 가장 은밀한 사생활을 어찌 한 칼로 재단할 수 있겠는가. “살아있다” 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쓴 걸 보면 이 영화는 감독의 의지와도 관련이 있어 보이는데, 어찌하여 반대가 되어 버린 것인지 애석한 일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생생활활 (2013)

4.4
감독
박철수
출연
오인혜, 오광록, 김성민, 이덕화, 임백천
정보
드라마 | 한국 | 100 분 | 201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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