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월플라워 - 친구의 손을 잡는 순간 두려움은 사라졌다

효준선생 2013. 4. 11. 06:30

 

 

 

 

 

  한 줄 소감 : 사람은 자기가 생각한 만큼 사랑받는다 - 젊은 날의 초상.

 

 

 

 

 

 

에 핀 꽃을 의미하는 월플라워는 실제 존재한다. 그런데 현실에선 “인기없는 녀석” 정도의 은어로 사용된다. 그림으로 설명하자면 파티에 가서 누구하나 같이 춤추자고 하는 사람 없이 벽에 기대어 다른 사람 즐거워하는 모습만 보다 조용히 물러나오는 경우라 하겠다. 까짓 인기 좀 없으면 어때 하겠지만 생활 자체가 우울로 가득 찬 찰리에게는 오래된 습관 같은 현실임에도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청춘 영화라 할 수 있는 영화 월플라워다.

 

 


주위를 인지하기 시작했을 어린 나이의 찰리는 자신을 끔찍이도 위해준 이모의 죽음이 마치 자기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거기에 몇 년전 거의 유일한 친구의 자살까지 겹쳐, 학교생활도 여의치 않았다. 다시 들어간 고등학생 생활, 마치 3월 살 얼음장을 걷는 기분으로 등교를 해보지만 불안하다. 그런 아들을 보는 부모는 애가 타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시간이 가면 나아질 것라 하지만 오늘도 찰리는 친구 찾기에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한국에선 왕따니, 은따니 해서 특정 아이에 대한 주변의 가학적 따돌림이 문제가 되지만 이 영화에선 그런 따돌림을 일부러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대신 주인공 찰리가 친구에게 쓰는 편지를 통해 한 뼘쯤 커가는 일년 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왕따가 아닌 어딘가 좀 부족한 친구를 진정한 친구로 만들어 가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에 담아 비교적 포근하게 감싸 안아준다. 그 가운데엔 샘과 패트릭이 있다.


이복남매지간이라는 독특한 관계에 각자 찰리를 보는 눈빛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찰리에게 몹쓸 짓을 하거나 괴롭히는 설정이 아니다. 마치 거리를 두는 것 같으면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으면 다시 손을 잡아 자신들의 공간으로 끌어당기는 서클워크 같았다.

 

 


그렇다고 유치원 원아들의 재롱만 있는 건 아니다. 뜻밖에도 마약, 동성애 코드가 등장하고 마치 성인들의 유희를 연상케하는 장면도 끼어든다. 사실 찰리와 다른 친구들은 학년만 놓고 따지면 2년 차이가 난다. 선배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그저 학업만이 아닌 사는 것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장면에선 아이들이 커가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영화에선 터널이 두 번 나온다. 샘이 트럭 뒤에 서서 위태롭게 서있는 장면과 엔딩에서 찰리 역시 같은 장면을 반복하는 건 오로지 커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는 그 또래의 심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부분에선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데이빗 보위의 노래 Heroes 가 배경으로 깔린다.

 

 


삽입곡은 이 영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클럽에서, 친구에서 마음을 담아 복사한 것들, 그리고 트럭을 타고 가면서 나오는 노래등등. 어디선가 들어본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의 고민이 그저 까끌하지 만은 않구나 싶다. 노래 좋아하는 아이들치고 심성 고약한 애들이 얼마나 되겠나.


겨자색이 인상적인 포스터와 주목받는 신예 배우 3인방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영화 케빈에 대하여에서 독한 아들로 나온 에즈라 밀러는 이 영화에선 지렛대와 같은 역할로 두 남녀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었다. 성장무비로 손꼽히는 수작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월플라워 (2013)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8.7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출연
로건 레먼, 엠마 왓슨, 에즈라 밀러, 메이 휘트먼, 케이트 월쉬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02 분 | 201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