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카페 - 귀를 기울여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효준선생 2013. 4. 10. 06:30

 

 

 

 

 

  한 줄 소감 :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생활 드라마 같기도 하고, 암튼 커피 마시고 싶어진다.

 

 

 

 

 

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주택가 골목에서 작은 카페를 하나 해보는 게 소원이라니 이것도 어느새 트렌드가 된 모양이다. 천천히 커피를 우려내고 작은 찻잔에 따라지는 커피향이 카페에 가득차면 손님이 없어도 그저 행복할 것 같은 낭만. 손가락 빨고 장사할 거냐고 하지만 주인이면 어떻고 직원이면 어떤가 그곳을 찾아주는 손님만 있다면야 하루가 후딱 지나갈 것 같다.

 

 


영화 카페는 제니퍼 러브 휴잇을 앞세운 힐링무비라고 하는데 이 영화는 독특하게도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작은 카페를 하나 통째로 빌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직원 두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손님들간의 이야기. 직원과 손님간의 이야기를 담은 구성이 다소 독특한 영화다.


바리스타 클레어와 토드는 그곳에서 교대로 근무하고 있고 주인은 콧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 두사람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다들 무슨 일을 하는 지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지만 면접을 보는 사람, 노트북 모니터만 들여다 보는 사람, 우연히 만난 남녀, 그리고 심지어 마약을 파는 사람에, 구걸을 하러 온 사람도 있다. 세상의 모든 張三李四인 셈이다.

 

 


카메라는 한 테이블을 차지한 사람들에게 포커스를 맞추다가 이내 옆 테이블로 옮겨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중간에 직원들 간의 러브 스토리에도 힘을 줘보지만 구색용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제니퍼의 역할 역시, 사랑에 힘겨워하는 캐릭터지만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처지인지라 몰입은 쉽지 않았다. 그보다는 우리네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은 카페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게 재미도 있지만 힘들기도 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그 좁은 카페 안에서 치고받고 싸움질을 하거나 목청껏 소리를 질러 타인의 사색을 방해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즉,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바로 옆자리의 손님과의 소통을 하기 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영화는 큰 줄거리는 없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듣다보면 시간이 가고 카페 문을 닫을 시간이 다가오면 다들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야 한다. 직원들의 교대근무 장면만 보면 며칠이 지난 것 같지만 늘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 때문인지 마치 하루에 다 찍어낸 것 같다.

 

 


직원의 대사에서 언급되지만 이 카페의 주인도 이들 손님 중에 섞여 있으니 나중에 그가 누군지 맞춰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대부분의 장면을 카페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해결하고 맨 마지막에만 외관을 살짝 비춘다. 갑자기 발생한 어떤 일 때문인데, 그 해결방법 또한 현실적이진 않다. 이 영화는 자기 할말만 잔뜩 꺼내놓는 사람보다 남의 이야기를 진득하니 들어주는 걸 잘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근데 이런 카페 하나 하려면 돈이 많이 들려나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카페 (2013)

Cafe 
4
감독
마크 얼바움
출연
제니퍼 러브 휴잇, 다니엘 에릭 골드, 제이미 케네디, 미켈라 맥마너스, 매들린 캐롤
정보
드라마 | 미국 | 102 분 | 201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