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디테일스 -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 하나가 떨어지듯

효준선생 2013. 4. 8. 07:30

 

 

 

 

 

  한 줄 소감 : 능력 있으면 혼자사는 게 마음 편한걸까?

 

 

 

 

 

에서 깨어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선다. 출근을 하고 직장에서 일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의 쉬는 날을 빼면 거의 변함없는 이런 삶이 지겨워질 만도 하지만 그걸 투덜거리기라도 할 요량이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지청구라도 들을라치면 어깨가 축 늘어진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루틴한 삶에 대해 누군가는 투정을 하고 또 누군가는 부러워한다. 각각의 사정은 다르지만 둘 다 재미없다는 건 공통점이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뭘 재미를 따지냐며 뭐라고 하는 사람 앞에서 입을 닫아 버리면 그만일텐데, 정말 좀 다르게 살고 싶다. 얼마간의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영화 디테일스의 주인공 제프는 번듯한 산부인과 의사다.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아들과 유복하게 살고 있지만 요즘 들어 권태기라도 오는 모양이다. 분위기를 바꿔 볼까 해서 앞마당에 잔디도 새로 깔고 했건만, 너구리 녀석들이 밤마다 찾아와 잔디를 들쑤셔 놓는 바람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이것들이 사람마음도 몰라주고.

 

 


제프는 의사지만 스스로에게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 게 좀 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유난히 이성으로부터의 유혹도 많다는 것이다. 일부러 유혹을 하려거나 혹은 헤프게 보인 것도 아니다. 어쩌면 마초같은 남성미 때문이 아니라 비밀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는 동성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런 모양이다. 제프의 일상에 큰 파도가 치기 시작한 건 여자 때문이다.


이 영화는 한 가장의 입장을 뒤흔들 만 한 사건을 배열해 놓으며 “당신도 진정 변화있는 삶을 살고보고 싶은 게요?” 라며 시험에 들게 한다. 그리고 그 시험의 끝엔 충격적인 답안을 제시하며 선택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강요한다. 드라마 성격이 강하지만 간혹 코믹한 부분도, 간혹 스릴러적 요소도 적지 않다. 그건 각각의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아우라 때문으로 보인다.

 

 


제프는 천성이 모질거나 외곬수적이거나 집요한 성격은 못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심지어 타인을 위해 자신의 장기 일부를 떼어주기로 할 정도로 정도 많은 편이다. 그런 그에게 닥친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그의 태도는 좀 답답하기도 하다. 그가 주동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마치 인생은 원래 이런 거야라는 담담히 받아들이려는 것 같아서였다.


작은 공간 앞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생활의 발견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걸 지루하다거나 혹은 큰일이라도 난 듯 호들갑을 떨며 산다. 하늘에서 큰 물건이 떨어져 자신을 덮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하기 전엔 그게 그거인 인생이다. 왜냐하면 세상엔 나만 생각하고 나만 지루하고 나만 행복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설사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부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냥 살 테니 말이다.

 

 


스파이더 맨 시리즈에서 슈퍼 히어로로 등장했던 토비 맥과이어가 엘리자베스 뱅크스를 비롯한 3명의 여배우와 펼치는 묘한 연기대결이 볼 만하다.

 

 


디테일스 (2013)

The Details 
10
감독
제이콥 아론 에스테츠
출연
토비 맥과이어, 엘리자베스 뱅크스, 로라 린니, 레이 리오타, 케리 워싱턴
정보
드라마 | 미국 | 101 분 | 201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