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감 : 브래드 피트의 엔딩 한 줄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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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부드럽게 죽이다라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았다. 영화 킬링 소프틀리는 도박판돈을 가로 챈, 두 명의 잡범을 제거하기 위해 등장하신 프로페셔널 킬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그 흔한 액션도 거의 보여주지 않고는 그저 투샷으로 잡은 화면 안에서 엄청나게 수다를 떠는 모습이 많았다.
킬러를 고용한 의뢰인과 킬러와의 대화, 그리고 킬러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또 한명의 킬러와의 대화, 이들의 대화를 잘 들어보면 과연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모인 것이 맞는 건지 의아했다. 특히 특정계층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집요한 추궁과 비하가 경계선에서 오락가락했으며, 마치 총이라도 난사할 것 같은 일촉즉발의 분위기와 대체 이들은 언제쯤 화끈한 총싸움을 보여줄까 궁금하기만 하던 상황들이 이 영화에서 죽이고자 하는 대상은 이 두 잡범만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영화의 관건이 되는 장면에서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정치인들의 정견발표, 부시와 오바마의 경우 대놓고 얼굴이 나오고 그들의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미국경제가 안좋다. 그러니 대동단결하여 이 위기를 극복하자는 호소를 하고 있다. 사실 미국 정치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충분한 이유는 없다. 이미 2008년 다른 나라 경제까지 뒤흔들었던 금융위기의 어느 부분을 통과하는 시점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졌고, 그런 이유로 주요 배역들의 언사는 그런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킬러의 마지막 한마디는 충격적이다. “미국은 나라가 아니라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다”. 잘사는 나라의 가난한 국민들, 서로를 뜯어먹는데 혈안이 된 그들에게 하룻밤의 쾌락에 몰입하는 모습이 마치 모르핀에 중독되어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지 무감각해진 채 사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영화의 대사 절반이 거친 욕이고 액션보다 대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몰두해서 보지 않는다면 킬러로 나온 브래드 피트의 잘 생긴 얼굴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킬링 소프틀리 (2013)
Killing Them Softly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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