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피치 퍼펙트 - 에스트로겐은 아카펠라와 함께 오다

효준선생 2013. 4. 2. 07:30

 

 

 

 

 

  한 줄 소감 : 대학생이지만 취업얘기나 학점얘기는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네

 

 

 

 

 

피는 봄이 오면 칙칙했던 지난 수험생 생활을 버리고 화사한 대학생으로 탈바꿈하기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대부분 얼떨떨하기도 하고 속박에서 풀려난 시원한 마음에 캠퍼스의 자유를 만끽해보지만 도대체 뭘 하면 옳은 건지, 혹은 잘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늘 알려주는 대로만 따라가면 되던 시절을 살아왔기에, 인생에 있어 대학 1학년은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한 철이 아닐까 싶다. 그 무엇을 해도 그 무엇을 안해도 아무도 눈치를 주지도 않는 용인된 시절이니 말이다.

 

 


영화 피치 퍼펙트는 대학 초년병들의 동아리 활동을 영상에 담은 작품이다. 공부보다 DJ가 되고픈 베카는 아버지의 권유로 마음에도 없는 대학생활을 하게 되고 동아리 안내 현장에서 아카펠라 동아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노래 솜씨도 수준급인 베카에게 바든대학의 여성 아카펠라 동아리인 벨라는 같은 학교 남성 아카펠라 동아리인 트러블 메이커와 앙숙지간이자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경쟁자다.


베카는 트러블 메이커의 멤버에겐 이성으로서 관심을 갖게 되고, 아버지의 권유대로 1년만 후회없이 열심히 보내고 자신이 원하는 다른 학교로 가볼까도 생각 중인 상황이다. 벨라의 멤버들이 하나 둘씩 모이고 그들은 전국대회에 출전할 목표로 연습에 매진하기로 한다.

 

 


이 영화는 흔히 볼 수 있는 토너먼트 방식의 장기자랑 장르 영화인데, 많이 봐왔던 스트리트 댄스 경연이나, 합창단, 치어리딩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 아카펠라 경연 장면도 좋지만 그 또래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줄거리에 실려 있다. 특히 벨라의 10명 멤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기 사연들이 하나 둘씩 있는데, 남들을 경계하고 밀어내는 바람에 친한 친구가 없는 베카에 독선적인 동아리 리더에 성대결절로 고음불가가 된 친구, 연애 중독에, 도박중독에, 너무 뚱뚱하다는 콤플렉스에 사로 잡혀있는 여대생까지. 그들은 개인적인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 물론 크고 작은 해프닝과 맞물리면서 팀원 간의 알력도 발생하고 작은 사고도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영화의 특징은 최종 목표 앞에선 쉽게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건데, 그 중심엔 요즘 자주 보이는 안나 켄드릭이 있다.

 

 


영화 인 디 에어에서부터 일약 주인공으로 나선 그녀는 작은 몸집에 엄청 미인형 외모도 아니지만 이 영화에서 모두를 아우르는 리더쉽을 보여주었다. 특히나 오디션 과정에서 작은 컵 하나로 반주를 해가며 부르는 싱잉 솔로  장면과 트러블 메이커 멤버들과 랩 배틀을 하는 장면에서의 그녀의 활약은 돋보였다. 다들 노래 한가락 하는 배우들로 캐스팅을 했겠지만 80, 90년 팝 넘버들을 들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학 1학년임에도 벌써부터 취업전선에 매몰되어 그런 책만 파는 여기 대학생과 비교하면 영화 피치 퍼펙트에 나오는 대학생들은 마치 한량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때가 아니면 또 언제 해보겠나. 분명 때가 있는 것 같다. 공부도, 동아리 활동도, 연애도. 영화 제목처럼 완벽한 화음을 맞춰 본 친구들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의 추억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때도 토익책, 상식책을 들여다봤는 따분한 기억대신.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피치 퍼펙트 (2013)

Pitch Perfect 
8.1
감독
제이슨 무어
출연
안나 켄드릭, 스카이라 어스틴, 레벨 윌슨, 브리태니 스노우, 크리스토퍼 민츠-플래지
정보
드라마 | 미국 | 112 분 | 2013-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