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브로큰 시티 - 난공불락 같았던 탐욕을 꿰뚫다

효준선생 2013. 4. 3. 07:30

 

 

 

 

 

   한 줄 소감 : 뭘 위해서 저렇게 욕심을 부리고 사는 건지...

 

 

 

 

 

천루가 가득한 메가시티, 하룻동안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아마 신도 제대로 정산하지 못할 듯 싶다. 인간이 사는 그곳에서 누군가는 권력을 쥐기 위해, 누군가는 정의의 이름으로, 또 누군가는 하루를 먹고 살기 위해 애를 쓴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굴레를 씌우고 또는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는 그곳에서, 현직 시장과 전직 경찰이자 지금은 별 볼 일없는 사립탐정이 제대로 한 판 붙었다. 러셀 크로우와 마크 월버그의 영화 브로큰 시티다.

 

 


이 영화는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볼턴 빌리지라는 서민들의 슬럼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찰인 빌리는 이곳에서 총기사고로 경찰뱃지를 내려놓아야했고 그곳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그를 사립탐정으로 만든 시장과의 인연도 바로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엔 처제의 안타까운 사연과 장인과 장모가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대도시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상전벽해가 이뤄지기 십상은 곳이다. 조금이라도 허름하다는 느낌이 들면 싹 갈아엎고는 그곳에 고층빌딩을 들이면 그게 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돈은 재벌들만의 것은 아니다. 권력을 유지해야 하는 정치인들에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볼턴 역시 그로인해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 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설사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동네가 깨끗해지면 좋은 거 아니겠냐고 한다.

 

 


세상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흐름이 있다. 조무래기들은 잘 알지 못한다. 권력은 정보에서 나오고 그 정보를 취득하는데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 이 영화는 부패한 권력자와 거기에 기생하거나 대항하려는 세력이 등장한다. 생각 외로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하지만 불쑥 뛰어든 사립탐정으로 인해 鼎足之勢가 어그러지면서 이야기가 활기를 띤다.


영화에선 세 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사연있는 시장의 아내, 그녀는 대체 남편을 두고 왜 뜻밖의 인물을 만나는 걸까? 그렇게 해서 남편의 선거에 무슨 득이 될라는 지, 오죽했으면 남편은 탐정을 고용해서 그녀 뒤를 캐라고 했겠는가 그 다음은 빌리의 아내다. 이 여인도 사연많다. 푸에르토리코라는 아직도 중남미에 존재하는 미국의 식민지 출신의 그녀, 무명에 가까운 배우로 살지만 그녀가 기댈 곳이란 게 낯선 땅에선 별로 없다. 전직 경찰이라는 신분이 약간 도움이 되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 한명뿐인 직원을 둔 사립탐정의 사무실 직원, 이목구비도 반듯하고, 무척이나 스마트하다. 뭐가 아쉬워서 그런 데서 일하는지 모르지만, 은근 매력적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건 간단하다. 가지고 있는 권력, 혹은 배우의 이미지에 현혹되어 선인과 악인의 구별에서 착각을 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여러분은 속은 것입니다” 라고 선언을 한다. 이 영화에서 대체 누가 나쁜 놈인지는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 나쁜 짓이라는 게 인간의 본성이 아닌 즉흥적인 재미정도라고 누가 단정을 짓겠는가.

 

 


선거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한국의 政勢와도 완전히 동떨어진 것도 아니다. 亂脈이라고 할 수 있는 고약한 관계를 하나씩 끊어나가다가 결국 선택한 인간의 한 수. 바로 정의라 하겠다. 그나저나 이 영화 보면서 볼턴을 용산에 대입시켜보는 심사는 왜 생겨났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런 느낌이 좀 들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브로큰 시티 (2013)

Broken City 
8.8
감독
알렌 휴즈
출연
마크 월버그, 러셀 크로우, 캐서린 제타 존스, 베리 페퍼, 카일 챈들러
정보
범죄, 액션 | 미국 | 108 분 | 201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