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좋은 친구들 -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효준선생 2013. 3. 31. 07:00

 

 

 

 

 

   한 줄 소감 : 좀 철지난 느낌이지만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음

 

 

 

 

 

려 8년 전이라니 강산이 한 번 바뀌려고 꼼지락거릴 시간이다. 다름아닌 영화 좋은 친구들이 만들어진 때로부터 개봉을 앞둔 오늘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이른바 창고영화였던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리고 사람들의 선택을 기다릴 수 있었던 건 캐스팅도 나쁘지 않고 좀 올드한 구석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엉성하게 만든 영화는 아니었다.

 

 


이 영화는 친구들의 우정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홍콩의 영웅본색과 얼핏 비견될 수 있을 것 같다. 피를 나눈 친형제는 아니지만 남의 나라 일본에서 발을 붙이고 살기 위해 서로가 돕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에서 이들 남자들이 보여주는 우의와 배신, 그리고 갈등 구조들은 이야기 구성만보면 지금 다시 각색해서 만들어도 괜찮을 듯 싶다.


예전에 어느 일본 감독이 자신이 잘나가던 시절 엉뚱하게 야쿠자를 비하하는 내용의 영화를 찍었다가 이 영화를 본 야쿠자들의 보이지 않는 협박에 못이겨 한 동안 영화를 포기해야만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영화 역시 야쿠자가 표면적으로나마 등장한다. 하지만 공공의 적은 야쿠자가 아니라 한때는 친 형제나 다름없던 사이에서 나중에 총을 겨눠야 하는 사이로 변질된 “우리”안에서의 관계에 더 주목하고 있다.

 

 


세 명의 형님들은 4,5명의 아우들을 거두며 나름 살갑게 살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과 재일교포고 한 명은 일본인, 또 한명은 혼혈 화교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야쿠자와의 한판에서 형이 죽고 또 나머지 한 명이 야쿠자 쪽에 서는 바람에 시작된다. 이들에게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좀 부족해도 함께 도우며 살아간다는 의지였는데 그 한쪽이 깨지면서 마치 둑이 터지듯 패가 갈리고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일본인 친구마저 교도소에 들어가며 이들은 걷잡을 수 없는 타락의 길을 선택한다.


남의 나라에 산다는 건, 설사 그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불안한 삶이라고 말한다. 특히 준오의 캐릭터가 그런 걸로 보인다. 지근거리에서 친구가 잡혀가는데도 멀찍이 떨어져 바라만 보고 결정적 판단을 해야 함에도 늘 한발 떨어진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 경계인적인 태도가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이 영화는 액션을 주조로 하기 때문에 거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주먹과 칼 뿐 아니라 총기류에 자동차까지 위협적인 무기가 된다. 지금에서야 이런 액션 장면들이 극도로 섬세해져서 눈에 안 찰 정도지만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퀀스였을 것으로 보인다.


친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각자도생에 나서고, 혹은 복수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이들에게 가장 멋진 날들은 함께 했던 날들이 아니었을까 목숨을 걸고 주먹을 날려보지만 그것이 생존을 위함인지, 아니면 “선빵”을 날 리가 위함인지 그들이 선택하는 것을 지켜보면 될 것 같다.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나 선을 보이는 영화지만 무려 8년전의 풋풋했던 배우들의 면면을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연정훈이 결혼하기 전, 이지훈이 가수 타이틀을 벗고 배우로 나설 무렵, 최정원이 그 선한 눈매로 홀연 브라운관에 나타났을 때의 모습을 재확인하는 것 말이다. 이들을 좋아하고 이들과 함께 나이먹어가는 영화 팬들에겐 이들의 과거 모습이 바로 좋은 친구들이 아닐까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장르 액션 느와르

  제작 주니파워픽처스, 판타지웍스엔터

  배급 마인스 엔터테인먼트

  홍보 영화사 날개

 

 


좋은 친구들 (2013)

7
감독
진형태
출연
연정훈, 이지훈, 최정원, 김영훈, 키타무라 카즈키
정보
액션 | 한국 | 87 분 | 2013-03-28